부처님이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이 여러 재목들을 합하여 써서 수레를 만듦으로 해서 

수레가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佛經說 合聚是諸材木 用作車因得車). 

- <나선비구경> 중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까”하고 젊은 여인이 물어왔다. 수레의 어떤 부분을 수레라고 부를 것이냐는 물음과, 사람의 어떤 부분을 사람이라고 부를 것이냐는 물음에 상통하는 질문이었다. 또한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보살의 마음을 의심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사랑을 나눌 수는 없지만 사랑을 모두에게 줄 수는 있다”고 대답하였다. 하나의 촛대에서 다른 촛대로 촛불을 옮겨도 하나의 촛대에 촛불이 줄어들지 않는 것과 같다.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사랑을 주되 낱낱의 자식들에게 낱낱의 사랑을 온전히 다 주는 것과 같다. 바다에 온갖 생물들이 마음껏 먹고 마시며 살아가되 조금도 그 양이 줄어들지 않는 것과 같다. 

사람이 사랑에 실패하는 큰 이유는 사랑이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자신의 고정관념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바라는 사랑이 아니면 의심하고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기사 믿지 못하는 그 마음도 사랑임을 또 어찌 알랴만, 안색과 소리의 울림과 숨이 헐떡거리는 것과 고락과 선악이 합해서 사람이고 사랑이다.

[불교신문3387호/2018년4월25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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