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노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17년 8월 말에는 14%로 ‘고령 사회’에 진입하였다. 이렇게 노인 인구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성 질환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도가 올라가는 실정이며, 치매는 가장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국가적,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치매란 무엇일까? 치매를 정의하자면, 정신 질환 혹은 의식 장애가 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독립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치매는 다양한 질환에 의해 뇌의 구조적 손상이나 신경 전달 물질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치매 자체가 하나의 질환은 아니다. 

치매에서는 다양한 범주의 인지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중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또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기억력 장애다.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대화 중에 같은 질문이나 말을 반복하든지,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나빠지고, 본인이 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기억에 비해 최근 기억이 현저히 나빠지며,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을 자신이 모르거나 부인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는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건망증과는 구분이 필요하겠다. 건망증의 경우,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순간 기억이 안 났다가 찾아내거나, 약속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귀띔을 받고 기억해내거나, 전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만 자세한 부분은 기억하기 힘들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본인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인식하고 기억력이 예전만 못한 것 같아 메모를 하면서 가능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치매에서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와 구별되는 모습을 보인다.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치매의 초기 증상을 몇 가지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위에서 적어놓은 기억력 장애로 인한 증상 이외에도, 물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이거’, ‘그거’ 등으로 표현하거나, 예전에 가던 장소를 못 찾아 헤매거나, 잘 하시던 취미 생활을 잘 못하거나, 복잡한 기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집안 정리를 잘 하지 못하게 되는 등 일상 생활에서의 변화가 보이는 경우, 그리고 예전에 비해 수동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의욕이 떨어지고, 매사에 무관심해지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주변의 어르신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실 경우, 병원을 방문하셔서 치매 여부에 대해 검진하고, 적절한 치료를 위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다. 

[불교신문3387호/2018년4월25일자] 

김경준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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