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청년들과 함께 동티모르 전통 음식인 까툭바를 준비하는 모습.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다.

지금 나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국제개발협력과 함께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크고 작은 인연들 덕분에 생긴 나의 일부분이다. 그 시작은 대학교수님의 추천으로 참가하게 된 단기 해외 봉사이다. 그곳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처음 접하며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국제개발협력에 다가가야 할지 모르고 방황했다. 

때마침 ‘더프라미스’의 ‘청년사업단 WitH’를 만나게 됐다. 1년 동안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고 서로 고민을 나누며 나 자신의 역량도 성장했다. 또한 나의 소중한 식구들이 생긴 시간이었다. 이후 다시 한 번 ‘더프라미스’와 만나 KCOC NGO봉사단 동티모르지부에 파견돼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얻게 됐다. 

“동티모르? 처음 들어봐!”, “동티모르가 아프리카에 있는 건가?” 동티모르에 간다고 말하면 주변 지인들, 가족들과 친구들이 나에게 보인 반응이다. 나조차 처음 동티모르라는 국가를 접했을 땐 너무 생소했고 내가 과연 활동을 잘 할 수 있을까 불안했다. 하지만 생소함과 불안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티모르섬을 처음 봤을 때부터 동티모르에 도착하고 4주가 지난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동티모르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본디아!”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오면 이웃 주민들과 나누는 아침 인사이다. 함께 활동하는 마을 청년들을 만나면 잘 지냈는지 또는 어제 하루는 무엇을 했는지 서로의 안부 인사를 물으며 정을 나눈다. 청년들과 장난치며 웃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들과 고민하는 것들을 함께 나누면서 과거 청년사업단 ‘WitH’ 활동을 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을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 또한 배움의 시간이 됐다.

짧은 한 달 동안 동티모르가 나에게 보여준 모습은 기쁨 슬픔 행복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모습, 꿈꾸는 ‘청년’들이 사는 모습, 정을 나누며 사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다. 이제 남은 11개월의 시간이 지나면 동티모르, 그리고 나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살아온 곳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여기 사람들과 함께라면 행복한 1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불교신문3385호/2018년4월18일자] 

박성광 더프라미스 동티모르지부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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