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식, 희생자 극락왕생 축원 및 유가족 위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오른쪽)이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축원의식을 봉행했다. 사진은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왼쪽)의 손을 맞잡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총무원장 스님 모습.

“이제 더 이상 슬픔에 머물러 있음 안됩니다. 이 땅에 두 번 다시 ‘세월호’라는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남은 사람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오늘(4월16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를 방문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아울러 유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로를 건네며 향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에 적극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희생자 합동영결식을 앞두고 열린 진혼식에서 불교계 대표로 참석한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직접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축원의식을 봉행해 의미를 더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극락왕생 발원 축원 의식을 봉행하는 모습.

총무원장 스님은 이날 정부주관 희생자 합동영결식을 앞두고 열린 진혼식에서 불교계 대표로 304명의 희생자 영정 앞에 섰다. 세월호 참사 4주기 영결식을 끝으로 철거되는 합동분향소에 안치된 영정과 위패를 이운하기 전에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4대 종교가 각각의 종교의식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엄숙한 표정으로 희생자 영정에 헌화와 분향을 하는 총무원장 스님 모습.

4대 종교 중 첫번째 순서로 입장한 총무원장 스님은 엄숙한 표정으로 희생자 영정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무엇보다 희생된 영혼들의 넋을 기리는 축원의식을 직접 봉행해 의미를 더했다.

이에 앞서 총무원장 스님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넸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과 단원고 고(故) 신호성군의 어머니 정부자씨를 만난 자리에서 “유가족들이 슬픈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은 먼저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도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안전 불감증으로 또 다시 희생되는 생명이 없도록 남은 사람들의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영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총무원장 설정스님(오른쪽)에게 희망의 의미가 담긴 세월호 배지를 달아주기도 했다.

또한 “현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에 확실한 의지가 있는 만큼 조만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며 “아직 미수습자로 남아있는 5분도 하루 속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조계종을 비롯한 종교계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다”며 “특히 시흥 대각사에서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안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유가족들이 버틸 수 있는 위로와 힘을 주고 있다”며 불교계에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이 이뤄지는 길이 험난하겠지만 (총무원장 스님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따끔한 죽비를, 때론 위로와 희망을 메시지를 자주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정부자 씨도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4.16 재단이 곧 출범을 앞두고 있다”면서 불교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전 위원장은 직접 총무원장 스님에게 희망의 의미가 담긴 세월호 배지를 달아주기도 했다.

축원의식을 봉행하는 총무원장 설정스님 모습.

총무원장 스님은 “이념 사상 종교를 떠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며 누구든지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년 간 73만여 명의 추모객이 찾은 안산 합동분향소는 이날 정부 합동영결식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 안치된 영정과 위패는 유가족들에게 전달됐다. 대신 안산 화랑유원지 인근에 세월호 추모 공원을 세울 계획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극락왕생 발원 축원 의식을 봉행하는 모습.
총무원장 설정스님(왼쪽)이 단원고 고 신호성군의 어머니 정부자씨에게 위로를 건네며 세월호 진상규명 등 도울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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