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필요

 

묘향산 보현사 수충사에 봉안된 영규대사, 서산대사, 사명대사 진영.

대흥사 서산대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한 서산대사가 의발을 대흥사에 전하라는 유지에 따라 국가차원으로 봉행했다. 서산대사의 사리는 서산대사가 열반한 묘향산 보현사에 모셨다.

조선 정조는 왕명으로 두륜산 대흥사에 표충사(表忠祠), 묘향산 보현사에 수충사(酬忠祠)를 건립하고 서산대사 국가제향을 정례화 하도록 했다. 이후 서산대제는 중앙에서 내려온 예제관과 전라도 경양찰방 및 장흥, 낙안, 흥양, 해남, 진도 군수들이 참여한 대규모 국가제향으로 봄, 가을에 봉행됐다. 그러나 조선말 대원군 당시 서원철폐령으로 표충사가 폐쇄되고 일제강점기시대에 들어 서산대제 마저 중단되고 말았다.

보현사에서 봉행된 남북합동법회 모습

지난 2012년 대흥사는 사람들 기억 속에 사라지고 축소된 서산대사 국가제향과 호국 의승병의 역사를 되살려 민족 정체성을 되찾자는 취지에서 서산대사 국가제향을 복원하자고 나섰다. 당시 대흥사는 불교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공청회를 갖고 대흥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된 ‘표충사향례홀기(表忠祠享禮笏記)’와 ‘진설도(陳設圖)’에 따라 서산대사 국가제향의례를 원형에 가깝게 살려냈다.

현재 대흥사 서산대제는 매년 봄가을마다 열린다. 해남군수, 군의장, 경찰서장이 삼헌관을 맡아 제례를 집전하고 해군 제3함대도 조선 예제관 군사 및 가마행렬, 조총의전, 군악대를 지원해 군.관.민의 화합과 염원이 담긴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대흥사는 서산대제와 함께 서산대사와 의승병의 호국정신을 청소년들에게 전하기 위해 ‘나라사랑 글쓰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24회째 맞은 글쓰기대회는 해마다 전국에서 1500여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국대회로 성장했다.

올 가을 제향 북한 보현사에서

보현사에 전해지는 사명대사 철모와 칼.

금년 들어 남북 화해분위기가 일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 묘향산 보현사에서 ‘남북 공동 서산대사 제향’을 봉행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는 남북 불교계의 오랜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대흥사는 묘향산 보현사 추계 서산대제 남북불교계 공동봉행을 위해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함께 오는 6월 북한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대흥사와 보현사는 3년 전부터 서산대제를 봄과 가을에 남북 공동으로 봉행하기로 한 바 있다. 그동안 대흥사와 민추본은 북한 조선불교연맹과 춘계 제향은 대흥사에서 추계제향은 묘향산 보현사에서 봉행키로 합의하고 추도사를 보내는 등 꾸준히 남북 불교교류를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관계 경색으로 불교계 교류도 중단되고 말았다. 대흥사는 북한 불교계와 교류가 재개되면 보현사 추계 서산대제 봉행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호국대전 건립, 의승병 선양

2020년은 서산대사 탄신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흥사는 이를 기념해 의승병 성역화 사업을 전개하고 경내에 호국대전을 건립한다. 지난 7일 서산대제와 함께 기공식을 마친 호국대전은 254평 복층으로 전통 사찰의 전각 형태이다. 호국대전에는 서산대사, 사명대사, 처영대사의 진영을 모시고 5000여 의승병을 상징한 108 의승병 존상을 봉안한다. 

호국대전 건립을 주관하고 있는 대흥사 주지 월우스님은 “호국대전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의승병을 위한 전각으로 의승병을 추모하는 제향뿐 아니라 의승병을 선양하는 호국성지가 되도록 하겠다”며 “불자뿐 아니라 전 국민이 불사에 참여해 의승병의 뜻을 기리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대흥사 주지 월우스님

[불교신문3385호/2018년4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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