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찾아오는 춘곤증 

따뜻한 바람이 부는 봄이면 자주 피곤해지고 졸립다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소화도 잘 안되는 것 같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춘곤증(春困症)’을 의심해봐야 한다.

의욕없고 짜증나면
한번쯤 의심해봐야

규칙적, 적당한 운동
계절 식단으로 예방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40대 직장인 정 모 씨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잠과 사투를 벌이느라 정신이 없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밥을 먹은 후 찾아오는 식곤증까지, 전날 수면을 충분히 취했는데도 오후가 되면 눈이 자꾸 감기고 고개가 저절로 떨궈 진다. 정 씨는 “날이 포근해져서 그런지 사무실에서 자꾸 꾸벅꾸벅 졸게 된다”며 “일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졸음이 쏟아질 때도 있어 큰 일”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바람이 부는 봄이면 정 씨처럼 자주 피곤해지고 졸립다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소화도 잘 안되는 것 같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춘곤증(春困症)’을 의심해봐야 한다.

춘곤증은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계절 변화에 몸이 잘 적응을 못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 해서 영어로 번역하면 ‘spring fever(봄의 나름함)’으로 불린다. 말 그대로 나른한 피로감을 비롯해 졸음, 집중력 저하, 권태, 식욕 부진, 소화 불량, 현기증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눈이 과하게 피로하거나 밤에 잠을 오히려 자지 못하는 불면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추위에 익숙해져 있던 신체는 갑자기 따뜻해진 봄 날씨에 적응하는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 때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여러 영양소에 대한 필요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 몸은 평소보다 더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여기에 봄이 찾아오면서 일조량이 늘고 기온이 오르면서 겨울에 적응했던 피부와 근육이 따뜻한 기온에 맞춰지게 되는데, 이와 동시에 일상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생체 리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면 부족, 외출과 활동에 따른 근육 운동의 증가, 개인적 건강 차이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1~3주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이런 증세는 자연스레 사라진다. 그렇지 않다면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로를 했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춘곤증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을 해두는 것이 좋다. 한번에 몰아서 하지 말고 개인 체력에 맞춰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이 낫다.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거나 2~3 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과 산책 정도 해주는 것도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30분 정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춘곤증을 완화하는 일상 비책으로 7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제철음식으로 소식하기 △영양보충제의 도움을 받을 것 △ 과로, 과음은 삼가고 간의 부담을 덜 것 △카페인 의존도를 낮출 것 △운동 및 움직임을 늘릴 것 △충분한 햇볕을 쐴 것 △적절한 수면과 숙면을 취할 것 등이다.

<금광명최승왕경>은 계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춘곤층 깨우는 사찰음식으로 '떫고 맵고 뜨거운' 메뉴를 추천하고 있다. 냉이 강정, 쑥밥 등 생활에 활기를 깨워줄 영양가득 사찰음식으로 한 상 차려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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