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와 성보문화재 관련 종책을 이끌어가는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종민스님을 지난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3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문화부장 스님은 대사회적으로 유무형 불교문화의 소중함을 알려내는 일이야 말로 종단이 해야 할 일임을 강조했다.“그간 문화부가 단체지원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유무형의 불교문화재 가치와 우수성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종책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1700년 동안 한국불교가 전승해온 불교성보와 의례, 생활문화 안에는 신앙과 문화재적 가치가 어우러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문화재구역입장료 논란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종단은 우리 불교문화가 한국의 문화를 넘어 세계인에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위해 문화재청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14년부터 준비해온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의 경우 6월말 7월 초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122호 연등회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스님은 “산사 외에도 한국에는 전 세계에 소개되고 함께 지켜나가야 할 불교 유산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불교문화를 보존하고 세계인과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사찰에서 도난당하거나 약탈된 불교성보를 되찾아와 신앙적 가치를 회복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스님은 말했다. 문화부는 지난해 <도난백서> 개정증보판을 발간한 것을 토대로 모니터링을 통해 도난문화재를 찾아내고 유상기증, 무상기증, 구매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수해 오고 있다. 스님은 “성보 환수는 종단, 사찰, 국외재단 등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에 힘입어 나온 성과”라며 “환수에만 머물지 않고 기증자 및 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교류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또 2014년부터 시행해온 966개 전통사찰 전수조사 사업이 마무리되기도 한다. 그동안 사찰역사부터 유무형 성보, 건축물 현황, 사찰림 분포와 기능, 중심사역 내 식생, 토지 및 부동산에 대한 조사와 교구본사의 경우 중요기록물까지 기초조사가 이뤄졌다. 조사결과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다수 발굴했고, 전통사찰 사찰림 현황과 주요 수목도 확인했다.

소중한 불교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 외에 온전히 보존하고 전승하는 노력도 이어간다. 이런 맥락에서 사찰의 사유재산인 유무형 불교문화재의 1차 및 2차 지적재산권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최근 국가 및 단체에서 종단과 사전 협의 없이 사찰의 불교문화재를 대상으로 각종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단 소유 문화재 및 콘텐츠 조사와 활용에 대한 사업은 종단이 직접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문화부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부는 국고보조금을 받아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산사문화예술제를 지원하고 있다. 산사음악회 등 사찰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축제들은 전통불교문화와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자리로,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매개이기도 하다. 스님은 “사찰 축제가 전법포교와 회향의 장으로 역할을 하려면 지역 정서와 특성을 살린 연속사업이어야 한다”며 “다문화가족이나 소외계층에게 자비를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스님은 현대적으로 계승 활용되는 불교음악, 미술, 문학, 출판, 무용 등 문화 분야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한 지원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교신문 3385호/2018년 4월18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