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과학

데니스 터치 외 2명·손정락, 최명심 옮김/ 불광출판사

서양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한 명상이 심신 안정에 효과가 있음을 주목하고 관련 심리치료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의대 존 카밧진 박사가 불교 명상법 중 하나인 위빠사나 수행을 기반으로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마샤 리네한 미국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불교 수행을 바탕으로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를 고안했다. 이들 치료법 모두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했으며, 많은 환자들이 증세가 호전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액트(ACT)’로 불리는 ‘수용전념치료’다. 이는 위 두 가지 치료법을 모두 적용시킨 포괄적 심리치료법이다. 미국에서 2000년부터 시작해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마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타협해 심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불교 명상 기반의 심리치료법에는 수행의 개념만 부각된 측면이 강하다. 심리학자들은 수행의 개념만으로는 완치까지 가기에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마음의 상처’를 공감하는 정서적 교류인 ‘자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수용전념치료에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비를 연구해 고안된 ‘자비초점치료(CFT)’를 더한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을 제시한 연구소 <자비의 과학>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이 책은 데니스 터치 미국 마음챙김 및 자비초점치료센터 소장과 같은 센터 부소장 로라 실버슈타인 박사, 벤자민 쉔도르프 캐나다 맥락 심리학 연구소 설립자가 공동으로 집필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임상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실무자는 물론 자비 치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비의 개념을 과학적인 접근법을 통해 충분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자비를 과학적 방법론으로 명쾌하게 개념화시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자비심 기르기 훈련법과 지금까지의 임상사례, 치료계획서 등이 담겨 있어 실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자비에 대한 속성과 기술을 함양하는 것은 설명가능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마음과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 책은 자비를 키우는 훈련을 통합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기법은 물론 심리치료사 스스로 자비심을 키워 내담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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