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예수재는 수행정진 강조한 의례…수륙·영산재와 달라"

봉은사 대중스님들과 신도들의 금강경 독송.

사후 대비해 수행 강조한 의례
전통 예수재 연구 복원  '성과'

생전예수재의 무형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봉은사가 수행 중심의 전통 불교의례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한걸음 더 내디뎠다.

봉은사(주지 원명스님)는 4월7일 경내 특설도량에서 생전예수재를 전통의례로 복원해 시연했다. 오전9시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과 어산작법학교 교장 법안스님 등의 집전으로 예수재 시행을 알리는 통서인유(通敍因由)로 시작된 의식은 오후5시 종료를 고하는 보신회향(普伸回向)까지 8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복을 비는 기복과 보살도를 행하는 수행이 결합된 생전예수재의 의미를 부각하고 계승 발전시켜야할 불교 전통의례의 원형을 찾는데 초첨을 맞췄다. 오는 9월8일 생전예수재 시행을 앞두고 이날 서울시 무형문화재 등록을 위해 필요한 기록화 작업도 함께 병행돼 의미를 더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관계자와 관련 학계 인사들도 이날 시연에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육도윤회의 가르침에 따른 생전예수재는 사후세계에 앞서 미리 닦는 공양의식이다. 선행을 베풀고 중생을 향한 공양과 공덕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청정한 삶과 보살행을 강조한다. 이날 시연은 이같은 생전예수재의 의미를 살리면서 사찰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의례의 원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겼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법문을 통해 생전예수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전예수재가 정확히 언제부터 설행됐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고려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성행했음은 여러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봉은사의 생전예수재 기록은 조선 후기 편찬된 <동국세시기>에 남아 있다.

생전예수재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생전예수재보존회를 설립해 체계적인 연구와 원형 복원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봉은사에서의 생전예수재 시연도 불교 전통의례를 계승하고자 한 원명스님의 원력의 결과물이다.

원명스님은 생전예수재 법문을 통해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베풀고 보살도를 행하는 불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생전예수재 도량을 펼치게 됐다"며 "생전예수재의 참 의미를 되새기면서 부지런히 수행정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불교의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원명스님은 "사찰의 일상은 의례로 시작해서 의례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을 자는 시간까지 단 한순간도 의례를 행하지 않는 것이 없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의례를 행한다"며 "오늘날 잊혀지거나 변형되고 있는 생전예수재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봉은사는 이날 시연과 그간의 연구 복원 성과를 이어 9월8일 생전예수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하늘의 사자를 청하기 위해 사자단이 차려진 법왕루 아래로 이동하고 있다.
생전예수재 본식.
금강경을 독송하는 사부대중.
괘불이 걸려있는 봉은사 생전예수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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