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끝에 병원으로 호송되는 설봉스님.

육문스님 호소에 설봉스님 단식 중단
전국비구니회 “조직적 해결 나설 것”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선학원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전국비구니회는 오늘(3월27일) 서울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스님이 단식 중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찾아 “선학원 문제를 전국비구니회 일로 여기고 설봉스님과 뜻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설봉스님은 지난 21일부터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 즉각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에 들어간 바 있다.

이날 방문은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이 앞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단식 중인 설봉스님과 뜻을 함께하겠다며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을 재차 설득한 데 따른 것이다.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은 총회 주요 안건을 문건으로 대체하고 긴급 사안으로 선학원 문제를 논의하는 데 동의하고 뜻을 모았다. 이어 부회장 일진스님, 본각스님을 비롯해 울진 불영사 회주 일운스님 등 150여 명의 비구니 스님이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앞을 찾았고, 회장 스님의 설득이 계속되는 동안 참가 대중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힘을 실었다.

기념관을 찾은 육문스님은 단식 중인 난간 앞에서 대치하던 양 측 스님들을 설득해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장 혜원스님,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와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설봉스님을 직접 만났다. 30분 동안 이어진 설득 끝에 밖으로 나온 육문스님은 “설봉스님 건강이 굉장히 위중하다”며 “사람 목숨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나는 생각으로 스님을 설득한 끝에 병원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육문스님은 “단식 중단을 호소하긴 했지만 설봉스님 뜻을 우리가 잊어선 안된다”며 “(법진스님 사퇴) 문제를 전국비구니회 문제로 여기겠다”고 밝혔다.

육문스님에 따르면 설봉스님은 “전국비구니회가 중심이 돼 선학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재차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육문스님은 설봉스님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빠른 시일 내 전국비구니회 스님들 의견을 모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약속했다.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은 설봉스님이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옮겨질 때까지 지켜본 뒤에야 자리를 떠났다. 하루 전인 26일 선학원 측이 이사장 법진스님 명의로 '선학원 내부 일에 간여하는 경거망동을 계속한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육문스님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추후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답했다.

한편 전국비구니회는 이날 방문에 앞서 서울 법룡사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50주년 기념행사 안건 등을 결의했다. 전국비구니회는 50주년을 맞아 시상식, 세미나 및 토크콘서트, 전시회 등 기념행사를 추진하며, 이날 공석이 된 전국비구니회 수석부회장에 완주 안심사 주지 일연스님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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