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건국 1100주년 맞아 ‘영국사와 도봉서원’ 특별전

서울시 도봉구 도봉서원 터에서 금동제 금강령과 금강저 등 고려시대 불교용구가 쏟아져 나와 화제가 된 바 있는 영국사(寧國寺) 출토유물이 최초로 전시된다.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천 년 만에 빛을 본 영국사와 도봉서원’ 전시를 오는 30일부터 6월3일까지 개최한다.

영국사터는 도봉구청이 도봉서원 복원정비계획에 따라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영국사터 일부 건물과 기단을 재활용하고 조선시대 건물을 축조해 도봉서원을 건립한 게 확인됐다. <율곡전서> 등에 따르면 도봉서원은 1573년 정암 조광조(1482~1519년)를 추존하기 위해 옛 영국사(寧國寺)의 터에 창건됐다. 임진왜란으로 전소했다가, 1608년 중건된 후 1871년 서원철폐령이 내려지기까지 약 260여 년간 유지됐다. 1903년 지방 유림이 제단을 복원하고, 1970년에 복원해 지금에 이르렀다.

영국사터서 출토된 오고령과 오고저

이번 전시에는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불교용구 79점을 모두 볼 수 있다. 영국사 출토 금강령과 금강저는 손잡이 끝에 갈고리와 같은 고(鈷)가 5개 있는 오고령과 오고저로, 고 부분에는 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오고령은 오대명왕(五大明王)과 함께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사천왕(四天王) 등 모두 11구의 불교 존상들이 표현되어 있는 유일한 예로 주목된다. 

지느러미와 비늘 등이 섬세하게 표현된 물고기 모양으로 흔들면 소리가 나도록 방울 안에 매다는 탁설(鐸舌)도 전시된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금강령의 3D 이미지를 직접 돌려가면서 자세히 볼 수 있는 360도 VR 영상을 제작했다. 영국사 금강령 크기가 20㎝가 채 안되는 크기에 11명의 불교 존상이 매우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돼 있어 확대해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계림공이 시주했다는 명문이 새겨진 청동 공양구도 선보이는데, 계림공은 고려 숙종이 즉위 전 받은 작위로 일부 유물이 1077~1095년 사이에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각천자문과 고려시대 법화석경 3점도 이번에 전시된다. 또 2017년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도봉산영국사혜거국사비’ 탁본과 이를 통해 밝혀진 사자산문 초기 5대 선사 계보도 공개된다.

영국사 출토 고려시대 불교용구

전시회 기간 동안 총 10회에 걸쳐 화요일 오후2시 연계 강연도 열린다. 아카데미 신청과 접수는 홈페이지(http://baekjemuseum.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고려 불교의기의 형태와 상징’(4월3일) △최연식 동국대 교수 ‘고려초 혜거국사의 활동과 영국사의 위상’(4월10일) △강희정 서강대 동아연구원 연구교수 ‘한국의 금강저·금강령’ (4월17일) △최응천 동국대 교수 ‘불교 퇴장유물의 성격과 도봉서원 출토품의 특징’(4월24일) △조미영 원광대 원광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신라와 고려의 석경’(5월1일) △ 조준호 실학박물관 학예팀장 ‘조선시대 서원의 전개와 도봉서원’(5월8일) △현덕만 경상문화재연구원 조사팀장 ‘도봉서원(영국사) 발굴과 연구 성과’(5월15일) △이경미 역사건축기술연구소장 ‘영국사 터와 부재, 도봉서원의 건축으로 거듭나다’(5월29일) △박은순 덕성여대 교수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와 도봉서원도’(6월5일) △엄기표 단국대 교수 ‘조선시대 사찰에서 유교 관련시설로의 전환’(6월12일)

현향로
돌에 새긴 천자문
법화석경

[불교신문 3381호/2018년4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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