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측 출입구 봉쇄...강제로 끌어내리려 하기도

서울 기원정사 신도 등이 입구를 막아버린 선학원 관계자들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여직원 성추행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정진에 들어간 서울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스님이 27일 오전 이사장을 비호하는 선학원 측에 의해 완전히 고립됐다.

설봉스님 상좌 스님과 기원정사 신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선학원 측이 갑자기 법당 난간에 있었던 ‘선학원 바로세우기 단식정진’ ‘청정승풍 회복을 위한 단식정진’ ‘청정승풍 선학원에 성추행 오점 남긴 법진 이사장은 석고대죄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다 떼어냈다. 

선학원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정문 앞에서 설봉스님과 함께 기도정진하기 위해 세운 천막도 철거했다. 철거당한 단식정진지지 천막 앞에는 신원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스님 10여명이 의자를 깔고 앉았다.

그동안 난간 아래에서 큰 소리로 설봉스님을 부르고 건강 상태를 확인했던 상좌 스님과 신도들은 들어갈 수 있는 길 자체가 막히는 바람에 애를 태우고 있다.

입구를 막고 있는 선학원 측 관계자들.

이에 상좌 스님들과 기원정사 신도들이 “입구를 완전히 막으면 어떻게 하냐” “(설봉스님에게) 갈 수 있는 길을 완전히 막아버리면 어떻게 하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선학원 측은 “들어가는 입구는 왜 막았나” “건물 앞에 앉아있는 스님들은 누구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선학원 측의 도를 넘은 행태 때문에 현재 설봉스님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기가 어렵게 됐다.

설봉스님 상좌 법원스님은 “은사 스님 건강과 안전이 너무 걱정된다”며 “성추행 스님을 비호하는 이들과 함께 대치하고 있는 이 상황 자체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대구 서봉사에서 온 동우스님은 “선학원 정문 앞에 앉아있는 스님들은 이사장 문제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기원정사 신도 우재군 씨는 “단식에 들어가셨을 때부터 기도하며 스님을 지켜드렸는데 이제는 가까이도 못 가게 하고 있다”며 “여직원을 성추행 하고도 부처님 제자라고 할 수 있나. 사회 지도층인 스님으로서 잘못된 행동을 했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설봉스님을 살려달라"며 오열하고 있는 신도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1시40분경 선학원 관게자들은 사다리를 놓고 단식정진 중인 설봉스님을 강제로 끌어내리려 했다.
단식정진의 취지를 알리기 위해 설치했던 손팻말은 철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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