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균 도예가 상하이 특별기획전,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백자 달항아리’ 국내외 관심 집중
소박하지만 단정한 느낌으로 ‘주목’
선친 신정희 선생 문하에서 ‘수학’
백자 달항아리. 주로 조선시대에 제작된 백자로 눈처럼 흰 바탕색에 둥근 형태를 하고 있어 언뜻 보면 보름달 같다. 고려 청자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면서 단정한 느낌이 오히려 친근감을 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성화대도 백자 달항아리 형상을 하고 있다.
신경균 작가(도예가)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한국의 간결한 아름다음을 간직한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갖는다. ‘상하이에 뜬 달’이란 주제로 열리는 2018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특별기획전이 그것이다. 3월 24일 시작하는 전시회는 4월27일까지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3층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도자(陶瓷) 인생의 정점이라 평가받는 신경균 작가의 백자 달항아리와 대발(大鉢) 등 11점의 작품이 중국인을 만나는 자리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4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파리에 뜬 달’에 이어 4년 만에 열리는 해외특별전이어서 의미가 특별하다. 신경균 작가의 백자 달항아리는 지난 2월9일 평창동계올림픽 환영리셉션장에도 등장해 세계 각국 정상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보다 하루 앞선 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대통령에게 신경균 작가의 백자 달항아리를 선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 내외분의 애정이 각별하다고 들었다. 두분께서 오래도록 금슬 좋게 잘 사시라는 뜻에서 선물하게 됐다”면서 “또 하나는 남북한이 하나의 그릇이 돼서 세계평화에 기여해야겠다는 뜻도 담았다. 이는 작품을 보내온 작가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신경균 작가의 상하이 전시에서 대표적인 작품은 그의 역작으로 꼽히는 ‘맏이’와 ‘만추(晩秋)’이다. ‘맏이’는 2017년, ‘만추’는 2013년에 제작했다. ‘맏이’는 위 아래가 정확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조화롭다. 좌우 선이 울퉁불퉁하면서도 매끄럽게 표현했다. 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해 사람 손으로 직접 빚어 장작가마에서 완결한 작품이다. 이에 비해 ‘만추’는 철가루를 사용해 독특한 빛깔을 선보인다. 호방하고 기운찬 붓질이 돋보인다.
이와함께 이번 상하이 전시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작품은 ‘백자 대발(大鉢)’이다. 달항아리 만들기 전단계에 해당하는데, ‘신경균 달항아리’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백토를 이용해 자연 풍광을 담은 듯한 푸른빛과 황색 빛이 조화를 이뤄,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선 예술의 극한”이라고 평한바 있다.
신경균 작가는 이도다완(井戶多碗)을 재현한 신정희(1930~2007) 선생 아들이다. 그는 조선 후기 맥이 끊어진 사발의 전통을 찾아낸 부친의 도자 제작 기법을 익혔다. 선친은 영축총림 통도사 다비장에서 장례를 치렀을 만큼 불교와 인연이 깊다. 한때 출가를 결심했던 신경균 작가는 “도자(陶瓷)의 길이 곧 출가와 수행의 길”이라 여기고 작품 활동에 전념해 왔다.
신경균 작가는 “예로부터 내려온 과정을 현대식으로 해석해 작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전통이라고 하지만 ‘전통적’이란 표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는 “케케묵은 박제를 전통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발전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은 물론 프랑스와 일본에서 호평을 받은 신경균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이 중국 대륙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경균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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