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문화재연구원 2017년 조사한 괘불탱 보고서 7권 발간

삼베(麻本) 바탕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보물 제1331호 여수 흥국사노사나불괘불탱 바탕재질이 비단임이 밝혀졌다. 보물 1343호 다보사괘불탱에는 151개에 달하는 범자가 쓰여진 것도 확인됐다. 야외법석 때마다 도량을 장엄했던 대형불화인 괘불탱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 중인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지현스님, 부산 관음사 회주)은 최근 3차 보고서를 발간하고 괘불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흥국사노사나불괘불탱 외에 △국보 제301호 화엄사영산회괘불탱 △보물 1262호 용봉사영산회괘불탱 △보물 1279호 죽림사세존괘불탱 △보물 1342호 미황사괘불탱 △보물 1343호 다보사괘불탱 △상주 남장사영산회괘불탱(비지정) 등 7권이다.

보고서에는 크기와 바탕재질 등 괘불탱에 대한 기본현황과 정밀실측, 과학적 분석, 채색정보, 문양, 관련유물 등에 대한 원형자료가 수록돼 있다. 특히 기존조사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채색기법 연구를 통해 제작방법을 검증하고, 전통 안료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현장 조채를 통해 분석을 시도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 결과 기존의 오류도 바로잡았다. 흥국사노사나불괘불탱의 경우 바탕 재질 분석결과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삼베가 아니라 비단임을 알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흥국사 괘불은 화면 중앙에 연꽃을 밟고 선 노사나불을 그렸는데 화면 높이가 11.6m에 달한다. 바탕천은 비단 22폭을 하나로 연결했는데, 이 가운데 3폭은 두 장을 이어서 만든 것이 조사결과 밝혀졌다.

또 나주 다보사괘불탱에서는 총 151개의 범자도 확인됐다. 다보사괘불탱은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화면 가득 차게 그리고, 뒤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 다보불과 대세지보살을 좌우대칭으로 그린 칠존형식의 괘불탱이다. 다보사괘불탱에는 범자가 쓰여 있는데 총 151개 가운데 육안으로 판독되는 글자는 145개다. 석가모니불 존상의 정상계주, 중간계주, 보관, 미간, 눈동자, 목, 가슴, 어깨, 무릎, 발 등에 기록돼 있다. 

눈, 목, 어깨, 가슴, 발 등 상호와 신체에 기록할 때는 붉은 먹으로 글씨를 쓴 뒤 채색을 해 육안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글자가 있다. 또 보관이나 대의, 군의에는 채색을 완료한 뒤 범자를 썼다. 석가모니불과 문부보살, 보현보살은 정상부터 발까지 각각의 위치에, 아미타불과 다보불, 관세음보살과대세지보살의 겨우 정상, 상호, 목, 가슴 등에 범자가 있다. 존상의 신체에 범자를 쓴 것은 <오종범음집> <밀교개간집> 등 의식집 외에도 <조상경造像經>에서도 확인된다. 이는 불복장 의식과 동일한 상징성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형불화 정밀조사 현장 모습.

비지정 문화재인 상주 남장사영산회괘불탱은 문화재 지정이 시급해 보인다. 1788년에 그려진 남장사괘불탱은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보살과 범천, 제석천, 아난과 가섭 등 제자, 사천왕상 등이 대칭으로 표현됐다. 바탕천은 삼베와 비단 18폭을 이어 만들었는데, 가장자리는 삼베를 덧대고, 그 외에는 비단을 이어 만들었다. 

특히 남장사괘불탱에는 <불사성공록>, 복장낭과 보관함, 복장유물이 전해진다. 14매로 이뤄진 <불사성공록>에는 ‘남장사괘불신화성기’ ‘괘불복장원문’ ‘유명교주지장대성신화성복장원문’ ‘불사전곡잡물등입기’ ‘괘불궤성조잡물소입기’ ‘연화질’ 등이 실렸다. 복장유물로는 분책된 <법화경>이나 <천지명양수륙재의촬요> 등이 전해져 괘불 조성 배경과 동참한 화사, 도상의 사상적 근거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밖에도 연구원은 괘불궤 조사를 통해 미황사괘불탱 괘불궤(1642년)와 흥국사노사나불괘불탱 괘불궤(1688년)의 절대연도도 확인했다. 채색분석표의 경우 유물과 동일한 재질의 바탕천에 분석결과에 따른 채색 시편을 만들어, 유물이 어떤 재료로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관찰해 한국 전통 색 DB 구축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성보문화재연구원은 올 해 국보 제297호 안심사영산회괘불탱을 비롯해 △보물 제1258호 보살사영산회괘불탱 △보물 제1261호 광덕사노사나불괘불탱 △보물 제1344호 금탑사괘불탱 △보물 제1608호 선석사영산회괘불탱 △보물 제1792호 봉선사비로자나삼신괘불도, 직지사괘불탱(비지정) 등 7건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스님들이 괘불을 이운하는 모습.

[불교신문 3377호/ 2018년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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