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새로 세울 국가의 정체성을 둘러싼 이념과 논쟁 갈등이 폭력적으로 전개된 제주 4.3사건이 올해 70주년을 맞는 가운데 조계종이 아픔을 치유하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사업을 진행한다.

먼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4월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할 예정이다. 같은날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는 오전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3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고혼들을 천도하고 화해·상생을 도모하는 영산재를 봉행한다.

전국의 교구본사도 4.3사건 치유에 함께 나선다. 4.3사건 인권평화주간으로 지정된 오는 21일부터 4월10일까지 매 예불시간마다 4.3사건으로 입적한 16명의 스님과 3만여 명의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추모 예불을 봉행할 계획이다.

또한 교구본사별로 추모 현수막을 게시한다. 4.3사건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앞서 이미 지난 6일 열린 2018년도 제1차 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참석 스님들은 4.3사건 관련 불교계 추모사업에 적극 동참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제23교구본사 관음사에서 매년 봉행됐던 제주4.3 희생자 천도재도 올해는 종단차원 행사로 확대해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원택스님)도 오는 24일부터 1박2일간 ‘제주 4.3항쟁 70주년 기념 제주 평화순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주4.3 평화공원과 제주의 아픔을 주제로 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의 문학비가 있는 너븐숭이 박물관 견학 등을 할 예정이다. 순례를 통해 제주의 아픈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평화·통일·인권의 소중함에 대해 배우겠다는 생각이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각스님은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스님 16명이 입적하고 많은 부처님 도량이 훼손되는 등 불교계에서도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그간 잘 조명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70주년을 계기로 종단에서 4.3의 아픔을 치유하는 활동을 국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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