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재단법인 선학원 발전을 위해 애써온 원로 스님들이 한목소리로 이사장 법진스님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직원 성추행’으로 최근 1심에서 징역 6월형을 선고 받은 이사장을 향한 규탄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원로 및 중진 스님들까지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해 이제는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피해 여성은 본지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제가 겪은 일은 단순한 직장 내 성희롱, 성추행이 아니었고 지능화된 범죄행위였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피해 여성에 따르면 그 해 8월 초 ‘업무 상 할 말이 있으니 시간을 비워두라’는 지시를 받고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이사장을 만났고, 이후 속초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과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 이사장은 속초에 도착한 이후에도 ‘일출을 보고 가자’며 숙박업소로 데리고 가려했지만 완강하게 거부해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사건 이후 피해 여성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일을 할 수 없어 치료 프로그램을 받았고, 종로경찰서에 이사장을 고소했다.

다시 한 번 되짚어 봐도 경악할 만한 일이다. 수행자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음에 틀림없다. 

이후 법원은 지난 1월11일 법진스님에게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성폭력 치료 강의 24시간 수강도 주문했다. 현직 선학원 이사장이 성추행 혐의로 징역을 선고 받은 것은 전무후무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선학원 이사장 스님은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는 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참회는  커녕 성의 있는 답변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자신이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보도된 직후 “사실과 다르다”며 이를 전면 부인한 게 전부다. 

진정한 수행자라면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최고 관리자로서 여직원에게 보여준 행동을 인정하고 참회하셔야 한다”는 피해 여성의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