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는 ‘미군정 정부수립기 불교의 사회참여 활동과 수난’이라는 주제로 ‘제주4.3 70주년 학술세미나’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해방 후 더 좋은 세상을 꿈꿨던 민중들의 열정과 고민들을 그 당시 스님들도 같이 했다. 결국 제주 4.3사건이 할퀸 불교계의 피해는 일반 중생의 고통을 함께하고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제주 불교계 스님들의 보살사상으로 볼 수 있다.”

해방 후 새로운 국가수립을 위한 좌우 대립으로 일어난 제주 4.3사건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 불교계의 그 당시 활동과 피해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는 ‘미군정 정부수립기 불교의 사회참여 활동과 수난’이라는 주제로 ‘제주4.3 70주년 학술세미나’를 지난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무엇보다 제주 4.3사건으로 발생된 많은 스님들의 희생과 피해를 대승불교의 보살사상으로 해석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토론자로 나선 양정심 제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학술위원장은 “4.3 항쟁 당시 국가로부터 지시를 받은 토벌대의 무차별한 살상을 못 이기고 도망치는 일반 대중들을 도와준 것은 스님들”이라며 “이런 스님들의 모습에서 불교의 중생 구제하려는 보살정신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 불교계가 해방 정국에서 일반 대중들과 함께 하려했던 역사는 다시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제주 4.3항쟁에서 불교의 사회참여와 수난’을 발제한 한금순 제주대학교 사학과 외래교수도 “해방 이후 일반 대중들과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제주불교는 사회 현안 문제에도 깊숙이 참여했다”며 양 위원장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제주불교가 4.3사건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것은 그만큼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결과물”이라고 밝힌 한 교수는 직접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4.3사건으로 발생한 제주불교계 피해 현황을 짚었다.

한 교수는 “4·3사건으로 제주지역 37개 부처님 도량이 전소되거나 파괴됐고 16명의 스님이 총살, 수장 등 입적하거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해방 이후 제주 불교계 스님들은 지역사회를 이끄는 지식인이었지만 4·3사건을 겪고 난후 제주 불교계는 조선 숙종 시절 이형상 목사의 절 500 당 500에 이어 제2의 무불(無佛)시대를 겪게 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김성보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전쟁과 전북지역 사찰의 피해사례를 살펴보는 발표도 이어졌다. 이밖에도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과 양성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무처장이 토론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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