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광동고 불교학생회 활동 현장 가보니

남양주 광동고 불교학생회 회원들이 지난 8일 교내 법당에서 다음날 있을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진은 불교학생회 홍보를 위해 한 데 모인 2~3학년 학생들.

 60여 명 회원활동 활발
 아침예불, 봉사활동까지
‘불교신문’ 만들어 홍보도

지난 8일, 남양주 광동고 교내 법당. 입시 준비에 한창인 고등학생에겐 1분1초가 아까운 점심시간이지만 짬을 내 법당을 찾은 불교학생회 회원만 12명에 달했다. 얼마 전 3학년 선배들을 졸업으로 떠나보내고 다음날 있을 예비 신입 회원 20여 명 면접 준비를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 모인 2~3학년 학생들이다.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는 학생회 회원들에게 ‘광동고 불교학생회 가입 조건’을 묻자 “종교 보단 성실”이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래도 종교를 제일 먼저 물어보긴 하죠. 저희는 ‘불교’를 배우고 실천하는 활동을 주로 하니까요. 그렇다고 다른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해서 가입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불교학생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 무엇보다 아침예불이나 정기법회에 빠지지 않고 나올 수 있는 ‘성실함’이니까요. 아 말하고 보니 ‘종교’가 제일 중요한가? 하하” 

광동고 불교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박진혁(19) 학생 말처럼 이날도 ‘성실한’ 불교학생회 회원들은 애써 시간을 내 법당에 모였다. 밥을 먹고 노곤해진 몸을 낮잠으로 달래기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귀한 시간. 그 시간을 꾀부리지 않고 학생회 모임에 투자한 학생들을 지켜보는 양동효 광동고 교법사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 번졌다. 양동효 교법사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데다 이 시간들을 충분히 즐기려 한다”며 “굳이 참석을 강요하지 않아도 법회 때마다 법당이 꽉 찰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고 자랑했다.

교내 법당 복도에 붙여 있는 불교학생회 홍보지. 학생들이 직접 만든 '불교신문' 등이 눈에 띈다.
불교학생회 학생들이 만든 홍보지.

 

양 교법사 말처럼 불교학생회 회원들은 때 없이 법당에 모인다. 회장과 부회장을 비롯해 관리부장, 신행교화부장, 문화부장 등 집행부 학생들이 주축이 돼 50~6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통솔한다. 신심 깊은 부모님 영향으로 중학생 때부터 파라미타 활동을 해 온 아이,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어 불교에 호기심을 느꼈다는 아이, 불자인 친구를 따라 면접을 봤다가 합격해 그냥 다닌다는 아이까지, 면면은 다양해도 이 아이들을 하나로 묶은 건 바로 하나. 바로 ‘불교가 좋다’는 것이다.

‘불교’라는 관심사로 모인 만큼 학생들 내 암묵적으로 빼먹지 않아야 하는 시간도 있다. 학생회 회원은 오전 8시20분 등교 후 따로 진행되는 아침예불과 주1회 열리는 법회에 참석해야 한다. 연등을 만들며 고민을 나누다 끈끈한 친목을 쌓기도 하고, ‘불교신문’까지 직접 제작해 학생회 홍보 뿐 아니라 교내 환경미화에도 손을 보탠다. 사찰이나 신행단체를 찾아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참여는 자율이지만 때마다 바글바글 몰릴 정도로 활발하다.  

김재희(19) 학생은 “학교에 들어와 적응하기 힘들 때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교법사 선생님과 학생회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다 보면 공부할 시간이 조금 부족해도 자꾸 법당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진로를 바꾼 친구도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친구관계로 힘들어하는 학생을 위한 ‘위(Wee)클래스 상담가’가 꿈이었다는 권순민(18) 학생은 최근 ‘불교상담가가 되겠다’고 결심을 굳혔단다. 학생회 수련회로 찾은 가평 백련사에서 만난 스님 모습에 감동을 받은 데다 법정스님 책을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권순민 학생은 “남을 돕고 베풀며 살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기반으로 평생 다른 사람의 고민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권순민 학생의 좌우명은 그래서 ‘눈치보지 말고 살자’다. “부처님 제자답게 당당하게 나 자신과 마주하며 살겠다”는 마음가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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