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에서 청와대까지… “노사 합의 이행해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복직을 발원하는 오체투지를 서울 조계사에서 청와대 앞 사랑채까지 진행했다.

“우리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돌아가 다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2015년 쌍용자동차 노사가 합의한 해고자 복직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사회노동위원회가 복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 이하 사노위)는 오늘(3월12일) 오후 서울 조계사 마당에서 청와대 앞 사랑채까지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발원 오체투지’를 펼쳤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을 발원하며 오체투지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이날 조계사에서 출발한 오체투지에는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을 비롯해 우담·지몽·혜문·대각·보영스님 등 사노위원 스님, 윤충렬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수석부지부장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최근 사노위 등 종교계의 중재로 환수금 문제가 해결된 KTX 해고 여승무원 등도 자리에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사노위원 보영스님의 집전에 맞춰 오체투지가 시작됐다. 도시의 아스팔트 위로 몸을 낮추기를 수백 번. 금세 참가자들의 이마엔 시꺼먼 때가 묻었다. 양쪽 팔꿈치와 무릎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이 계속해서 땅에 닿았다. 세상에 낮은 곳까지 몸을 낮추는 모습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발원하는 참가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엿보였다.

이마엔 시꺼먼 때가 묻은 채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을 발원하며 오체투지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쌍용차 사태는 우리사회 노동문제를 대표하는 현안이다. 지난 2009년 사측에서 경영난을 이유로 노동자 약 3000여 명을 대규모 정리해고하며 촉발됐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70m 굴뚝 위 고공농성, 단식, 평택공장 점거 등의 투쟁을 펼쳤다. 이후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며 개선하는 듯 보였다. 사노위는 3000배 및 10만배 기도, 24시간 철야정진 등으로 힘을 보탰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을 발원하며 오체투지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모습.

이런 적극적인 노력에 힘 입어 지난 2015년 12월 노사는 해고자 복직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2017년 상반기까지 평택 쌍용차 본사 정리해고자 150여 명, 희망퇴직자 1600명을 순차 복직시키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회사 상황도 흑자로 돌아섰지만 아직까지 복직 이행률은 22%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을 발원하며 오체투지하는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 모습.

이날 오체투지에 앞서 사노위원장 혜찬스님은 “노동자가 대우받지 못하는 세상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회노동회가 쌍용차 해고 노동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연대하고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충렬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도 “현재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면서 11일째 단식농성 중에 있다”며 “이렇게 불교계에서 힘을 줘서 고맙고 꼭 공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복직을 발원하는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서울 조계사 마당에서 출발식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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