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뇌사…한국인 4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나

4명의 한국인에게 새 새명을 주고 떠난 미얀마 근로자 윈톳쏘씨 모습.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불자 미얀마 근로자가 4명의 한국인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나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경남 밀양의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하던 미얀마 근로자 윈톳쏘(Win Htut Zaw, 44)씨는 지난 1월 작업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해 뇌를 크게 다쳤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잠시 호전됐으나 갑자기 지난 2월13일 새벽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해 다시 응급실로 후송됐다.

2주간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상황은 악화됐고 결국 뇌사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으로부터 뇌사에 준하는 상태라고 들은 윈톳쏘 씨의 가족은 결국 2월27일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뇌사판정위원회를 거쳐 지난 3일 윈톳쏘씨의 심장과 간, 2개의 신장 등 4개의 장기가 국내 환자에 이식돼 새 생명을 만들었다.

그의 가족이 장기기증의 마음을 낸 것은 부처님 가르침이 바탕이 됐다. 윈톳쏘 씨의 누나는 “미얀마의 경우 불교문화권으로 종교적 신념도 높고 장기기증 문화가 있어 기증을 결심했다”며 “동생이 평소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항상 나눠주려 했기 때문에 누군가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윈톳쏘 씨는 생전에도 꾸준히 나눔 보시를 실천했다고 한다. 특히 미얀마 전통 불교의식인 ‘‘신쀼(Hsinpyu, 미얀마 아이들이 10살이 되면 단기간 출가해 불교 정신과 계율을 배우는 의식)’를 가정형편이 어려워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사비를 들여 후원해준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그의 가족들은 “윈톳쏘가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한 한국에서 4명의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고 떠난다는 것을 뿌듯해 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준 장례 지원금 360만원과 진료비 지원금 180만원 전액도 아동복지기관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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