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전등사 어린이법회 본격 가동

피트니스 강사, 미술치료사 등
전문가 20여명을 교사로 초빙

3월4일 강화 전등사 어린이법회 창립법회에서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들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포교가 한국불교의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힘겹게 운영하던 어린이법회 문마저 닫는 사찰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가운데 강화 전등사가 헬기 조종사 등 다양한 직업군을 지도교사로 초빙해 어린이포교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등사(주지 승석스님)는 오늘(3월4일) 오전10시 경내 대조루에서 어린이법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인 어린이포교에 뛰어들었다.

이날 대조루를 가득 메운 어린이 20명과 학부모들은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로 나선 자원봉사자들을 소개하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직 경찰 헬기 조종사에다가 연극배우, 피트니스 강사, 소프라노 성악가, 임상심리전문가, 영어와 중국어 전문가, 미술치료사, 서예가, 현직 교사(초등학교, 고등학교, 특수교육), 도서관 사서, 대기업 회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전문가 2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찰에서는 1, 2명의 지도교사가 스님을 도와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 현실에 비한다면 파격적인 행보다.

이들을 통해 전등사 어린이법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10시 경내 대조루에서 영어와 중국어교실, 독서토론, 공예, 미술, 합창단, 서예, 연극, 직업 체험, 경복궁 관람, 봉암사 대중공양 및 성지순례, 불교스카우트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20여 년 전부터 어린이법회 운영을 수차례 시도하다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전등사는 어린이법회를 재창립하기 위해 지난 8개월 동안 오랜 준비과정을 거쳤다. 그 가운데 상당시간을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초빙에 방점을 뒀다. 이들을 통해 좋은 프로그램이 이어진다면 입소문을 듣고는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어린이법회 지도법사 태정스님이 어린이법회 운영 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현수막 등을 통해 이날까지 21명의 어린이법회 회원을 모집한 전등사는 4월부터 강화 전역과 김포와 인천 일부 지역까지 차량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회원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에 살다가 지난해 9월 김포로 이사 온 박설빈(8세) 양은 “재미있고 신나게 노는 프로그램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등사는 어린이법회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뒤에는 중등부, 고등부법회와 더불어 자모회도 결성한다는 방침이다. 어린이법회 지도법사인 전등사 포교국장 태정스님은 “현직 학교 교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만나 1달에 한번 정도라도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20명 넘는 분이 흔쾌히 마음을 내주셨다”면서 “여느 사찰에서 볼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지도교사진을 구성한 만큼 어린이법회 모범사례로 잘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헬기조종사인 신승호 경위는 “부산에서 근무할 때 첫 인연을 맺은 태정스님이 아이들을 위해 도와달라고 해서 흔쾌히 마음을 냈다”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아이들을 위해 현장 체험도 추진해볼 계획”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이날 첫 법회에서는 전등사 안내 동영상 시청,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지도법사 및 지도교사 소개, 부모와 대화, 사홍서원, 기념촬영, 종각 내 사물 익히기, 점심공양 등으로 진행됐다.

첫 법회로 인한 어색함 속에서도 동영상을 보며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따라해보는 아이들
어린이법회 창립 후 가진 기념촬영.
법회 후 태정스님이 아이들에게 종각 내 사물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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