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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절로 우리절] <2>안양 삼막사‘정성’ 다해 기도하고 ‘진심’ 다해 봉사하는 도량

 

신라 원효·의상·윤필스님
함께 ‘수행’하기 위해 창건

도선국사·왕건·무학대사 등
수많은 이야기 간직한 도량

일요일엔 등산객에 국수공양
교도소와 경찰서 찾아가 법회
신도모임마다 자비나눔 실천

지난 2월11일 삼막사 신도들이 삼성산을 찾은 등산객에게 국수를 공양하고 있다.

산은 아직도 곳곳에 눈이 쌓여 있다.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릴 때 즈음이나 눈이 사라질 기세다. 도심은 때때로 봄바람이 불지만, 산사의 바람도, 기온도 차다. 지난 2월11일 안양 삼성산(三聖山)에 위치한 삼막사(주지 성무스님)를 찾았다. 삼막사는 산 입구부터 일반 차량운행이 통제된다. 특히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위해 삼성산을 찾는데, 주차장에서 한시간 정도 오르면 삼막사에 도착한다. 삼막사에서는 매주 일요일 이들을 위해 국수공양을 한다. 2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국수봉사 현장은 ‘감동’의 봉사 현장이다.

지난 2월11일 법당에서 기도를 올리는 목탁소리가 은은한데 등산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후원 한쪽에서 큰 가마솥에 장작불을 피워 국수를 삶아내는 동안 봉사자들은 김치와 야채를 잘게 썰어 수북이 쌓아 놨다. 정각 12시가 되자 공양시간을 알리는 목탁이 울린다. 등산객들은 어느새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어림잡아도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익숙한 듯, 절마당을 몇 바퀴 돌아 줄을 만들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부족하면 더 드릴게요. 말씀하세요.” 이날 국수봉사를 담당한 팀은 삼막사 보현회원들. 유경숙 회장은 1992년부터 매달 한차례 국수봉사에 참여하고 있단다. 유 회장은 “봄이나 가을이면 1000명 넘는 등산객이 국수를 먹는다. 신도들이 정성스럽게 보시한 국수를 많은 대중에게 베푸는 공덕을 생각하면 봉사가 오히려 즐겁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사람은 20여 명. 한쪽에서는 불을 피워 국수를 삶고, 한 팀은 이를 나눠주고, 한 팀은 설거지 봉사를 하는데 척척 손발이 잘 맞는다. 모두 10년 이상 봉사를 하고 있는 까닭이란다. 배식을 담당한 이숙자 씨도 봉사에 참여한지 10년이 됐다. 이 씨는 “매달 한차례 돌아오는 봉사시간이 기다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얼굴로 국수를 먹는 모습을 보면 나 역시 행복해 진다”고 말했다.

성무스님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신도들과 함께 직접 2000여 개의 연등을 만드는 모습.

국수를 먹고 속을 든든하게 채운 사람들이 다시 등산을 하려고 신발 끈을 조여 맨다. 친구들과 주말을 맞아 등산을 왔다는 윤석환(경기 의왕) 씨는 “일 년에 몇 번 씩 삼성산을 찾는데, 점심시간에 맞춰 등산코스를 잡는다”며 “산사에서 먹는 국수의 맛이 정말 좋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삼막사에서 국수를 먹을 때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함께 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수봉사는 신도들만의 몫이 아니다. 인근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정기봉사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봉사자도, 공양을 받는 사람들도 ‘종교가 달라도 상관없이’ 참여하는 무차(無遮)공양이다. 

삼막사는 안양의 대표적인 기도도량이다. 신도들은 “주지 스님의 기도소리에는 강한 힘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사찰의 역할이 기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삼막사 주지 성무스님은 늘 “기도 뿐 아니라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보시를 실천해야 한다. 기도를 올릴 때도, 봉사를 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라고 강조한다.

스님의 권고에 따라 신도들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법당 뿐 아니라 마당에 거는 연등까지도 직접 제작을 한다. 신도회원들이 모여 연꽃잎을 비벼 등을 만들면서 화합도 다지고, 정성을 쌓는 기회를 가지는 것. 또 매달 한차례 여주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법회를 열고 있으며, 신도회 별로 지역 내 복지관에서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서, 소방서 등을 대상으로 한 정기법회 봉행과 지원활동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보시 받은 쌀은 매달 지역 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달하고 있다.

스님과 신도들이 안양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주지 스님은 “우리 절은 별로 하는 게 없다. 다른 훌륭한 스님들이 더 많다”며 활동을 소개하는 것을 사양했다. 하지만 불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확고한 지침을 갖고 있다. “작은 일도 귀찮아하지 말고 늘 지금의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를 할 때는 벌레가 물든, 밖에 전쟁이 나든 신경 쓰지 말고 기도에만 집중해야 해요. 봉사를 할 때도 내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해서 베풂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불교의 가르침이고, 실천입니다.”

기도를 마치고 법당을 나선 성무스님은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국수공양을 하고 있는 신도들에게 다가갔다. “추운데 수고가 많으시다”며 봉사자들을 격려하는 스님, 수백 명에게 국수 한그릇 전해주며 “맛있게 드시라”고 일일이 인사말을 전하는 신도들. 그 모습에서 ‘정성’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삼막사 후원으로 여주교도소에서 매년 봉행하는 부처님오신날 기념법회 모습.

 

 삼성산 삼막사는…       

오랜 역사와 문화 간직한 기도처

삼막사는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말사로, 신라 문무왕 17년(677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원효스님은 의상·윤필스님과 함께 관악산에 들어와 토굴을 짓고 수행을 했다. 그 뒤 절을 짓고는 삼막사라 불렀다고 하는데, 기도가 영험한 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1958년 한 어부와 관련된 이야기도 구전돼 온다. 어느 어부의 어머니가 삼막사를 자주 찾아 기도를 올렸는데, 아들이 탄 배가 풍랑으로 뒤집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바다 한 가운데서 널빤지에 의지해 사투를 벌이는데 홀연 흰 쌀밥이 담긴 놋쇠 그릇이 나타났다. 이에 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덕분에 아들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신기한 일로 목숨을 구한 아들은 어머니의 정성을 떠올리며 삼막사에 왔는데, 바다에서 본 놋쇠그릇이 삼막사에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던 불기와 같은 모양이었다고 한다.

삼막사는 신라 말 도선국사에 의해 중창됐다. 이후 관세음보살 영험이 깊은 절이라고 해 관음사로 불리다가 고려 태조 왕건이 중수하면서 다시 삼막사로 개칭했다. 조선 태조 때는 무학대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국운의 융성을 기원했다고 하며 이후에도 몇 차례 중수가 있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인 마애삼존불을 비롯해 대웅전·명부전·망해루·칠성각·요사채 등이 있으며, 동종과 3층석탑 등의 문화유산이 전해지고 있다.

삼막사 전경.

마애삼존불은 칠성각 안에 모셔진 불상으로 1763년(조선 영조 39년) 조성된 것으로, 조선 후기 불상을 대표하는 양식을 지니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 대웅전에 있는 동종은 1625년 조성한 것으로 종의 정상 부분에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맞대고 있는 조각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절 한쪽으로는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정대스님의 부도와 공적비 등이 위치하고 있다. 원효스님에서 현대까지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절이다.

[불교신문3372호/2018년3월3일자] 

안양=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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