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스님 15년째 주관…올림픽 銀 이상호 등 국가대표 다수 배출

달마 오픈 페스티벌 시상식. 왼쪽 끝이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호 선수이다.

비인기 종목으로 컬링에 비해 저변이 넓지 않은 스노보드의 꿈나무 양성을 위해 15년째 열리고 있는 달마 오픈 스노보드 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평창 휘닉스 스노 올림픽 경기장에서 3월 1일 열린 ‘제15회 달마 오픈 스노 페스티벌’에는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260여 명의 선수와 가족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념하고, 이상호 선수의 설상(雪上) 종목 첫 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와함께 김상겸, 최보군, 정해림, 권이준, 이광기, 김호준, 권선우 등 불교와 인연이 깊은 스노보드 국가대표들의 올림픽 선전을 격려했다. 달마 오픈 스노보드 페스티벌은 국내 최장수, 최대 규모의 스노보드 대회이다.

제15회 달마 오픈 페스티벌은 전날 내린 폭설과 대회 당일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황무지에서 옥토를 일군 스노보드 종목처럼 난관을 딛고 2시간이 흐른 뒤에 막을 올렸다. 이날 경기가 펼쳐진 휘닉스 스노 경기장은 평창올림픽이 열린 장소여서 꿈나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날 선수 가족 외에도 수국사 신도와 불교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대회를 축하했다. 왼쪽 세번째가 호산스님이다.

출발 지점부터 도착지점까지 200여 미터의 길이의 경기장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표정이 진지했다. 3.1절을 맞아 태극기를 형상화한 마스코트가 선수들을 응원하며 긴장을 풀어 주었다. 선수 가족과 휴일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행신종합복지관 직원들이 준비한 어묵과 떡볶이가 몸과 마음을 녹여주었다. 진행 상황을 중계하는 앰프 소리와 경쾌한 음악,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전광판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5년을 이어오며 대회를 주관해온 호산스님(서울 수국사 주지)은 “예년에 비해 참가 선수들이 2배 정도 늘었다”면서 “평창올림픽에서 스노보드가 설상에서 첫 메달을 획득해 달마 오픈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열기도 더욱 뜨거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급 실력을 자랑하는 호산스님은 본 경기에 앞서 전주자(前走者)로 직접 나서 수차례 슬로프 상태를 점검해 눈길을 끌었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이광기, 권선우 선수도 전주자로 나섰다. 두 선수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높고 멋진 점프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호산스님은 완주 후 마이크를 잡고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스노보드를 탈 수 있도록 힘차게 응원해 달라”며 “파이팅”을 외쳤다. 이어 “비록 날씨가 춥지만 경향 각지에서 찾아온 선수와 가족, 그리고 스님과 불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대회가 끝난 후 오후 7시경에는 실내로 옮겨 시상식을 진행했다. 시상식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이상호 선수가 참석해 꿈나무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상호 선수는 “호산스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인사한 후 “희망을 갖고 열심히 운동하길 바란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호산스님은 “이상호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해주어 기쁘다”면서 “올림픽이 끝난 후 ‘많은 분들의 응원에 감사하고, 특히 불자로서 불교계의 응원에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이날 대회에는 서울 수국사 스님과 신도 100여 명이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와서 응원했다. 지난해 대회에도 참석했다는 배경녀 수국사 신도회장은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대회를 직접 와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불교도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을 보니 너무 희망적이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주자로 나서 슬로프를 점검하고 내려온 호산스님이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열린 달마 오픈 스노 페스티벌은 ‘제2의 올림픽’이 열리는 듯했다. 강추위에도 선수들과 참가자들의 열정이 뜨거웠던 이날 대회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물론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호산스님은 “꿈나무들이 올림픽을 보고, 메달을 따는 것을 많이 기억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희망을 갖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갖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스님은 “대한스노보드협회와 조계종 스님들의 후원으로 앞으로 더 큰 대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 대회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발굴되기를 기대한다”고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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