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노동자, 법원 조정안 받아들여… 이제 쌍용차·파인텍 문제 ‘집중’

사회노동위는 하이디스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격주 목요일마다 법회를 봉행했다. 사진은 지난 1월25일 열린 법회에서 문제해결을 발원 염불을 독송하는 사회노동위원 스님의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 이하 사노위)가 그간 문제해결을 위해 진력했던 ‘하이디스 해고자 투쟁'이 해결됐다. 재판부가 내놓은 조정권고안을 하이디스 노동자 측이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노사간 합의가 이뤄졌다. 조정안에 따라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관한 적절한 보상과 민형사상 소송 취하를 전제로 지난 21일 청와대 농성장 앞에서 투쟁을 마무리했다.

하이디스 문제는 ‘외국기업 기술유출’의 대표적인 사건이다. 지난 2008년 하이디스를 인수한 대만 E-ink가 특허권 수수료로 1000억원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이유로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조치했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3년간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펼쳐왔다.

하이디스 문제 해결을 위해 정성을 보탰던 사노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노위는 지난 1월부터 격주 목요일마다 해고 노동자들이 머물고 있는 농성장 앞에서 법회를 열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거리에서 염불 독송을 비롯해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거리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노위가 심혈을 기울인 KTX해고 여승무원 문제에 이어 하이디스 노동자 투쟁까지 노사 간 합의에 이르면서 향후 사노위의 활동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여전히 노사갈등이 원만히 풀리지 않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와 75m 목동발전소 굴뚝위에서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 해고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가난이 죽음보다 두렵지 않은 사회를 위해”
송파 세 모녀 4주기 추모제 봉행

한편 사노위는 지난 2014년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다 먼저 세상을 떠난 송파 세 모녀를 추모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사노위는 오는 23일 오후2시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가난이 죽음보다 두려운 사회를 멈추기 위한 송파 세 모녀 4주기 추모제’를 봉행한다.

이날 사노위는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기도와 헌화를 통해 먼저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기릴 예정이다. 이어 장애등급제 폐지 등 ‘빈곤적폐청산’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사노위는 “송파 세 모녀 사건이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빈곤층에 대한 복지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세 모녀 비롯해 가난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을 추모하고 빈곤층 지원 복지제도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추모제를 진행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송파 세모녀 사건은 우리사회 빈곤문제의 심각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던 세 모녀가 집세와 공과금이 들어있는 70만원,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집안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하 셋방에 살던 세 모녀는 질병을 앓은 채 수입도 없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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