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국불교대학 거리홍보 현장

대구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신도들로 구성된 거리포교단이 불교대학 신입생 모집을 위해 봉덕시장에 모였다.

235기 졸업생과 100여 단체
1월초부터 지역 돌며 홍보
신입생 1만 명 목표 걸고
팔공산 백화점 시장 등 누벼

“자, 오늘은 봉덕시장입니다. 각 불교대학 기수별 대표님들이 모였으니 힘차게 거리포교에 나서 많은 사람들이 불교대학을 찾아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포교합시다.”

지난 7일 대구 남구 봉덕동에 위치한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종무실 신도회 사무실에 15명의 불자들이 모였다. 김단아(법명 보덕행) 총동문신도회장을 비롯해 기수를 대표하는 신도와 신도단체를 대표하는 핵심신도들이 거리포교단을 구성해 인근 봉덕시장에 특별홍보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미 1월 초 신년포교발대식에서 슬로건을 ‘이적성만 포교공덕(二積成萬 布敎功德)’으로 정했다. 한국불교대학 불자 한 사람이 두 명씩 포교를 해 올해 신도수를 1만 명 늘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불교대학 각 기수별로는 1월부터 각지에서 거리포교에 나섰다.

국내 단일사찰로 불교대학에 입학하는 인원이 전국 최다인 대구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에 매년 입학하는 인원은 6000여 명에 달한다. 대구 큰절과 경산, 칠곡, 구미, 포항, 서울, 영천, 청도, 팔공산 등 전국 동시간대에 화상을 통해 회주 우학스님이 직접 불교를 강의한다. 이러한 교육의 힘으로 전국 최다인원이 입학하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단위사찰로 30만 신도를 거느린 명실공한 한국 제1의 포교도량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오후 2시가 되자 동문회 사무실에서 통일된 법복을 입은 봉사자들이 어깨띠를 두르며 나왔다. 불교대학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안내문구가 들어 있는 전단지와 법보시용 책자, 몇 알의 사탕이 동봉된 투명한 비닐봉투 1000여개를 승합차 싣는다. 회원 15명이 동승한 승합차는 5분여를 달려 봉덕시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한 명이 두 명을 꼭 포교하도록 합시다. 모두들 힘을 내서 널리 불교를 전해봅시다.” 힘차게 파이팅을 한 불자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기 시작했다. 마침 매서운 추위가 풀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큰 길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을 바라보며 신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절에서도 나와서 전도를 합니까. 교회서는 나오는 거 많이 봤는데 절에서 나온 거는 처음 보네예.”

대구사투리를 던지는 나이 든 어르신들은 연신 기분이 좋은 모습이다. 자신도 절에 다닌다며 신입생 모집 전단이 든 봉투를 건네받고는 “나도 한번 가봐야겠네요”라며 반긴다. 그러자 동참한 거리포교단 봉사자가 자세하게 불교대학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우리 한국불교대학은요. 낮에 가게에서 장사하느라 시간이 안 되면 저녁시간에 와서 공부할 수 있습니데이. 꼭 한번 와서 상담해 보이소. 3월20일 화요일에는 저녁반도 개강합니더. 3월22일 목요일과 23일 금요일에는 오전 11시에 개강하니까 주변에 많이 권해 주이소.”

거리포교에 동참한 조석구(법명 경담)불자는 “매년 거리포교를 나오는데 나이 든 사람들은 불교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젊은 사람들은 불교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며 “앞으로 젊은 층을 포교하는데 힘을 모아야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몇 명의 거리포교단이 평화떡집 앞에 멈췄다.

“어, 우리 절에 다니는 분이시네요. 반갑습니다.” 시장에서 도반을 만난 터라 반갑기 그지없다는 모습이다.

“아, 예. 고생이 많으시네요. 저희 가게에도 홍보봉투 몇 개 두고 가이소. 오시는 손님들한테 하나 씩 나눠 드리게요.”

한 시간이 지나자 홍보봉투가 동이 났다. 시장 구석구석을 누빈 불자들은 약간의 허기를 느낀 듯 삼삼오오 집결장소에 모여들며 손에 무언가를 하나씩 들고 있다.

“전단지를 반갑게 받아 주는 분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으예. 배도 출출하고 가게도 썰렁한 것 같아 매출 조금 올려 줄라꼬 사왔으예.”

배가 고프다기보다는 시장인심을 느낀 불자들이 이에 화답하듯 조금씩 음식물을 사 온 듯하다. 다시 승합차를 몰고 봉덕동 큰절에 도착한 거리포교단은 각자가 사 온 음식물을 놓고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

배명숙(법명 무량화) 불자는 거리포교에 나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쑥스럽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이것 역시 수행의 한 방편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포교에 나서고 있다”며 “한 명이라도 포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대학은 주말에는 235기에 달하는 각 기수별 동문과 신행, 문화, 수행단체 등 100여개에 달하는 단체별 자원봉사자들이 팔공산과 선본사(갓바위) 인근으로 포교활동에 나선다. 이곳을 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친 불자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주중에는 수성못, 동대구역, 대구역, 신세계백화점 앞, 현대백화점 앞 등에서 거리포교를 펼치고 있다.

최설아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종무팀장은 “30만 명에 달하는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신도는 이렇게 해서 나오는 분들”이라며 “우리 신도들은 2년, 4년, 10년, 20년 과정의 불교공부를 배워 수료하는 분들이며 늘 공부하는 불자들이기 때문에 졸업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봉덕시장 상인들에게 불교대학 입학을 권유하고 있는 거리포교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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