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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2.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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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쓰는 화두-'한국불교'] ⑤ 누가 불자인가(下) - 이상과 현실좋은 교육 교재 있어도 현장에서는 무용지물

 

스님들, 교육자료 활용안해
신도들, 불자상 교육 못 받아 
이론과 실천 수행 결합해야

교육원, 전법강화 목표 제시
신도 노동력으로 사용하는 
스님 인식 근본적 변화 필요

자비행을 펼치는 신도들. 신도교육은 이론공부와 더불어 수행 자비행이 함께 진행되야하지만 현장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은 신도교육 문제점과 해결책을 논의하는 토론회에 참석한 스님과 신도들 모습.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서울 소망교회 장로)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불교의 법명(法名)을 받았다. 법명은 연화심(蓮華心). 김윤옥 여사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소재한 도선사 혜자 주지로부터 지난 20일 ‘도선사 108산사순례 기도회’로 열린 강원도 영월 법흥사에서 열린 제14차 순례기도회에 참가해 법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전 모 기독교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내용이다. 당사자는 기독교계에서 논란이 되자 법명을 받은 사실을 부정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영부인이 된 뒤 공식석상에 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하고 참석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독교 신자이면서 표를 위해 불교 행사에 참석해 법명 논란까지 일으킨 것이다. 얼마 전에는 신도단체 회장을 지낸 불교신도의 부고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불자의 장례법인 화장이 아닌 선산에 묻힌다는 내용이 실렸다. 고인의 뜻은 화장이었지만 유족이 매장을 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교신행단체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명망과 신심을 갖춘 신자의 마지막이 불교와 달랐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을 지낸 무애 서돈각 박사는 평생 독실한 불교신자로 남다른 수행을 했던 분 답게 화장 후 사찰에 안치됐다. 불치의 병을 앓다 세상을 떠난 덕성여대의 모 교수는 스님의 배려로 통도사 다비장에서 육신을 불태웠다. 

법명 받는 기독교인?

이러한 뉴스들은 불자가 무엇인지 혼란을 준다. 법명은 불자가 아니어도 받을 수 있는가? 선거 전략을 위해서 법명을 받으면 불자가 되는 것인가? 불교식 장례법이나 예법을 따르지 않아도 불자인가? 나아가 불자는 누구인가?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문다. 

지난 호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종단 신도 교육 양성 관리 체계는 아주 잘 정비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다르다. 인구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불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2015년 통계 조사에서 761만명으로 집계돼 안팎에 충격을 던졌지만, 이는 전수조사가 아니어서 조직화 되지 않은 불교 신자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오류가 많은 조사다. 불교신자 인구수가 1000만명을 상회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조사다. 이 중 조계종 교육을 필하고 신도로 등록한 수는 50만명이 되지 않는다. 신도등록을 시작한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등록신도는 저조하다. 1000만명 중에는 다른 종단 신도도 있고 정기적으로 사찰에 나가지 않는 속된 말로 ‘나일론 신도’도 있어 허수(虛數)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도 100만 명도 되지 않는 등록신도 현황은 심각하다. 

잘 정비된 신도 교육 관리체계, 제대로 된 교과서, 불자로서 지켜야할 윤리와 생활 지침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는데 신도 교육 부재, 조직화 저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포교원에서 신도 교육 등록을 담당했던 한 종무원은 이에 대해 “사찰과 주지 스님을 중심으로 신행을 하는 불자들의 특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불자들은 종단보다는 사찰과 스님을 중심으로 신행활동을 한다. 사찰이 속한 종단에는 관심 두지 않는다. 특히 조계종 신도들이 그같은 경향이 강하다. 특정 사찰이 아닌, 여러 사찰을 참배하는 신행문화, 기도 중심의 수행, 그리고 사찰을 중시 여기는 주지 스님의 신도교화 방식 때문이다. 종단 간 수행 신행문화가 거의 동일한 것도 종단을 중시 여기는 않는 풍토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신도교육을 담당하는 주지스님들의 사찰 중심 운영 방식이 종단 차원의 단일한 신도교육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다. 앞선 종무원은 “신도 교육 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스님과 교수들이 모여 불자용 교과서를 만들었지만 현장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스님들은 당신들 하던 방식대로 교육하고 법문한다”고 말했다. 현재 종단에 소속된 불교교양대학이 전국에 150여 곳에 이른다. 법적으로는 <불교입문>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 실제 교과서로 채택한다. 하지만 실제 강의는 ‘강사나 스님 마음 대로’다. 경기도의 한 사찰에서 불교 입문 과정을 필한 한 여성신도(45)는 “포교원에서 발행한 <불교입문>으로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생각나는 것이 없다. 스님께서 중간 중간 말씀해주신 법문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고 나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한 신도는 “내가 과연 불교신자인지, 불교 신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지에 관해 교육받고 느낀 점은 없다”며 “절에 보시 많이 하라는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과 달리 사찰에서 느끼는 온기는 이처럼 다르다. 수도권 사찰의 신도회 총무를 맡고 있는 한 여성불자(47)는 “불자가 매일 실천해야 할 자비행이나 결제 동안 수행이 있다는 사실을 절에서 들은 바가 없다”며 “절에서 스님이 권하고 신도회 차원에서 진행하자고 했으면 당연히 동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포교원장 지홍스님도 현장에서 신도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스님은 그 이유로 “교육을 교재대로 시키지 못하는 것”을 들었다. 스님은 “교재를 사용해서 강의는 하는데 주제만 같고, 주지 스님의 법문으로 흘러간다. 교재 내용과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는 불교대학을 졸업한 포교사 응시생들의 시험에서도 드러난다. 객관식은 잘 맞추는데, 응시생들의 대부분은 주관식은 손도 대지 못한다. <불교입문> 등 포교원이 발간한 교재로 시험을 출제하는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다. 대학에서 교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거나 설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장에서 교육을 받는 신도들의 반응에서도 확인된다. 경기 북부 지역 사찰에서 기본 교육을 받았다는 한 신도(여, 47)는 “불교입문 교재로 공부하지만 진도는 거의 나가지 않고 다른 말씀만 하신다”고 말했다.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기본 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불교대학도 교수 1~2명이 전담하거나 스님이 혼자 하다 보니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실천이 병행되지 않는 점도 교육 부실의 한 원인이다. 요양원이나 복지관 등을 찾아 자비행을 해야 하는데 교육을 마친 신도들은 봉사를 사찰 노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찰이 복지관 등을 운영하면 그나마 나은데 대부분 사찰은 봉사 활동을 펼칠 공간이 마땅치 않다. 지홍스님은 신도교육에서 자비행 실천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불교 공부에서 실천은 사람 몸으로 치면 손발과 같다.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 자비행이며 수행이다”며 “교육 기간 중에 반드시 수련회를 가야한다. 수련회에서 하룻 밤 자면서 새벽예불하고 도량석을 도는 감동을 느끼면 신심도 깊어지고 감동이 배가된다. 사찰 밖에서 봉사도 해야 불자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더 분명 해진다”고 말했다. 

사찰마다 교육 제각각

스님들이 신도교육에 더 관심과 열정을 기울이고 전법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단차원의 교육과 더불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조계종연합회에서 재가안거 수행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목종스님은 “재가안거 수행의 승패는 주지 스님의 역량과 의지에 좌우되는데 우리 스님들이 신도들과 상담하고 수행을 점검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며 “스님들이 신도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수행을 점검하는 기회를 만들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원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올해 전법교육 강화를 교육 목표로 제시했다. 신도교육, 교화를 중시 여기고 실천하는 역량을 갖추는 승려 양성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영상교재를 만들어 사찰에 보급하는 방식도 신도교육 강화를 위한 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영상교재를 통해 효과를 보는 대표적인 곳이 정토법당이다. 정토회는 법륜스님의 강의를 전국의 정토포교당에서 상영한다. 1년 두 차례 입문 교육을 거쳐 가는 인원이 6000여 명에 이른다. 법륜스님의 동영상 강의로 6000여 명은 똑같은 교육으로 정토회가 지향하는 불자상을 만든다. 포교원도 디지털 불교대학을 개설해서 동영상 강의를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지만 이 역시 현장의 불교대학이나 사찰의 무관심으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포교원은 부처님 일대기, 교리 등 주제별로 유명 강사나 스님을 섭외해 교육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종단 차원의 대응과 별도로 스님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영남권의 한 스님은 “탐진치 삼독심에 물든 기존의 인간상에서 벗어나 연기법에 따라 욕심을 내려놓고 자비로운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신도교육의 목표인데 우리 스님들은 신도를 사찰 노동력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 스님은 “사중에서 노동하는 것을 자비행이라는 이름으로 치부하고 여력이 되고 잘 따르는 신도 몇 명에게 회장 등 간부직을 부여해 이들만 응대하는 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종단이 아무리 좋은 신도 교재를 만들고 법으로 강제해도 헛일”이라고 지적했다.

[불교신문3368호/2018년2월10일자]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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