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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10.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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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 10년새 절반 수준...'1사찰 1스님'도 어려울 판[뉴스&] 출가, 양(量)인가? 질(質)인가?

연간 출가자 100명선까지 급락
교육원 ‘출가자 공개 모집’ 등
자구책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고령화 저출산에 돌파구 없어

'현상 유지' 위한 노력 타당하지만
"아무나 받아주는게 맞나" 지적도

스님이 되려는 사람들로 절 앞이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1990년대 전성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라는 사회적 추세는 승가에도 어김없이 흘러들었다. 연간 출가자는 이제 100명 선까지 급락했다. 머지않아 승가공동체는커녕 주지 스님 한 명 모시기가 어려우리란 걱정도 들린다. 

조계종 교육원이 출가자 공개 모집, 출가상담사 운영, 승가교육시스템 개선, 은퇴출가 등 출가자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엄밀한 검증 없이 더 많은 출가자만 확보하려는 시도는 되레 승가를 망치는 미봉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숫자 늘리는 것만이 답일까?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 아닐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근본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上> 절을 지킬 스님이 없다
<中> ‘스님다운 스님’이 먼저 아닌가?
<下> ‘양과 질’ 둘 다 잡을 순 없나?

“스님도 공개 모집하는 시대” “조계종, 출가자 크게 줄자…인터넷까지 동원해 ’스님 될 사람 찾습니다’” “10년 새 출가자 반토막, 머리 싸맨 조계종.” 지난해 종단이 ‘출가자 공개 모집’에 나서자 주요 일간지가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교계 내부에서는 “출가자가 줄었다고 광고로 스님을 모집하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 “출가 수행자가 없다고 제 얼굴에 스스로 먹칠한 셈이지 않느냐”는 부정적 반응도 나왔다. 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진광스님은 당시 “이렇게라도 해야 점점 줄어들기만 하는 출가자를 조금이나마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간 통계를 보면 이 말은 결코 엄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계종 교육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83명이었던 연간 남녀 수계 행자는 2017년 151명 수준으로 10년 새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2015년까지만 해도 205명을 기록하며 200명대를 유지해왔지만 2016년 157명으로 집계된 후 2년째 100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1년 종단에서 출가자 수를 처음 집계했을 당시 한 해 출가자 수가 500명에 달했던 때에 비하면 1/3 수준으로 급락한 셈이다. 지방 작은 사찰은 물론이고 교구본사나 삼보사찰(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마저 행자가 채 10명도 안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수계 받은 행자가 모두 구족계를 수지하고 정식 스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조계종 불학연구소가 2016년 발표한 ‘행자 생활 실태 파악과 개선연구를 위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자교육원에서 수계교육을 받은 행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중도 포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사태’를 가정하면 지난해 출가한 151명 중 84%에 해당하는 127명이 행자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 포기를 한다고 할 때, 구족계를 받는 스님의 숫자는 24명에 불과하다. ‘각 사찰에서 상좌 둘 스님 없고, 젊은 스님이 찾아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스님이 없어 사찰 절반 이상이 폐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은 어느 날 목전에 다가올지 모른다. 지난 1월29일 기준 종단에 등록된 비구·비구니 스님은 1만2866명, 이 중 법랍 30년 이상 스님은 4000여 명에 달한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출가한 40~50대 스님들인데, 20년 뒤 이들이 물러나면 그 빈자리를 메울 스님은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조계종 사찰은 3000여 곳이 넘는다. 산내 암자, 포교당, 분규 사찰을 제외하면 주지가 임명돼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관리되는 곳은 1900여 곳. 각 사찰 1곳마다 1명의 주지가 운영을 맡는다고 가정할 때 최소 1900명의 스님이 필요하다. 여기에 법랍과 승가고시 합격 여부에 따른 주지 자격과 고령화에 따른 실제 운영 능력 등을 따지고 보면 사찰 운영을 맡을 스님 숫자는 더 크게 줄어든다. “사찰마다 소임 맡을 스님 없고, 주지 될 스님 없어 삼보정재를 스님이 아닌 외부 전문 기관에 맡기게 될 것”이라는 소리가 단순히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종단의 중추는 결국 스님이다.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신도들에게 무턱대고 삼보정재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교육받을 스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체계적인 승가교육시스템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도 무리다. 교육원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씨가 마를 수도 있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출가자를 한명이라도 더 데려올 수 있도록 신세대 흥미를 자극하고 교육제도 개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 설득력을 얻는다.

출가자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인구는 줄고 평균 수명은 길어져 고령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사회의 변화 바람은 불교계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불고 있다. 다행히 그 와중에도 출가해 부처님 뒤를 따르겠다는 발심자는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발심해 행자생활을 시작하는 순간, 독신 수행자로서의 청정한 삶을 평생 동안 살아가야 한다. 음주와 흡연 등 세속의 즐거움도 포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르면 오전3시에 눈을 떠 4시 새벽예불을 시작으로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하는 삶을 몸에 익혀야 하는 엄격한 수행 생활은, 자유분방한 세대에게 공포 그 자체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출가자 수를 늘리려는 종단의 대책은 타당성을 갖는다. 스님으로서의 적성과 역량을 따지기에 앞서 ‘양적인 현상유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기존 출가자에 대한 처우 개선 없이 새로운 출가자만을 받아들이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은, 자칫 스스로의 위상을 깎아먹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사찰의 한 스님은 “스님이 스님다우면 출가자는 저절로 늘어난다”며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할 승가가 눈앞의 숫자에 치중해 세속의 눈치를 보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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