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스님

배종훈 지음/ 불광출판사

불교계 대표적인 카툰작가
만화로 읽는 묘엄스님 삶
전 2권으로 완성해 출간

여행작가로도 역량 펼치며
올해 다방면에서 활동기대
“작가 입지 더 넓혀갈 것”

불교계 대표적인 명상 카투니스트 배종훈 작가가 한국 비구니승단의 거목 묘엄스님의 생애를 만화로 그린 <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스님> 하권을 최근 펴냈다. 신재호 기자

“그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묘엄스님의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죠. 대중에게 친숙한 만화를 통해 스님의 따뜻한 면모를 알아봐 줬으면 합니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청소년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불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비구니 강사이자 율사인 세주 묘엄스님(1931~2011)의 삶을 만화로 엮은 <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스님> 하권을 최근 선보인 배종훈 명상카툰 작가. 지난 2016년 상권에 이어 이번에 펴낸 하권까지 400페이지에 걸쳐 묘엄스님의 일대기를 만화로 기록하는데 3년여의 시간이 걸린 작가의 소회가 남다르다.

근현대 한국불교사의 큰 족적을 남긴 청담스님의 속가 딸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묘엄스님은 성철스님의 선(禪)과 자운스님의 율(律), 운허스님의 경(經)을 모두 전해 받은 비구니 승단의 거목이다. 동학사, 운문사 승가대학(강원)의 최초 비구니 강사, 한국불교 최초의 비구니 율사, 수원 봉녕사에 세계 최초의 비구니 율원인 금강율원 개원 등 스님을 따라다니는 ‘최초’라는 수식어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배종훈 작가는 2014년 봉녕사 측으로부터 관련 기획을 처음 의뢰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단편 위주의 작업을 이어왔던 작가였던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한 비구니계 큰 어른의 생애를 만화로 조명하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배 작가는 “그 동안 카툰이나 짧은 단편 등을 그려왔던 터라 상, 하권으로 이어진 장편 기획을 접하고 처음에는 망설였다”면서 “다른 일을 최소화하면서 매일 그림을 그려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책에서는 치열하게 공부하는 묘엄스님의 모습과 제자들을 길러내기 위한 스님의 온갖 노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불교의 큰스승인 묘엄스님의 삶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일조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배종훈 작가는 2003년 월간 불광 연재를 시작으로 불교신문 등 교계 언론사에 교리를 소재로 한 삽화와 카툰을 연재하며 불교작가로 실력을 쌓아 왔다. 그동안 연재한 150여 편의 카툰을 엄선해 펴낸 <행복한 명상 카툰>이 ‘2014년 올해의 불서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로 여행작가, 만화가, 서양화가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매년 유럽 구석구석을 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돌아와 책을 내거나 전시를 열었다. 2015년 여행 그림이야기 <유럽을 그리다>를 펴냈고, 스웨덴과 이탈리아 등 유럽 현지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초청돼 호평을 얻었다.

이처럼 국내외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로 꼽히지만, 정작 그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그 동안 미술 관련 전문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배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좋아해 카툰 형태로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지만, 미술학원 등은 한 번도 다닌 적 없고 모두 관련 서적을 찾아가며 혼자 익힌 것”이라며 “특히 10년 넘게 불교를 쉽고 현대적으로 해석한 카툰과 일러스트, 페인팅 작업을 이어간 것이 불교작가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 어느 때 보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공들였던 묘엄스님의 책이 출간된 만큼 올해는 그 동안 미뤄왔던 작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먼저 그가 삽화가로 참여한 <도표로 읽는 불교경전> 이 오는 3월 초 출간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답사를 진행한 일본 소도시 여행 순례기도 4월 초에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올 가을에는 그 동안의 작품을 모아 네 번째 개인전도 열 생각이다. 그는 “올해는 여행 작가로서 그 동안 가지 못했던 유럽이나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다니며 여행하고 그림과 글을 쓰며 그 흔적을 모아 전시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 묘엄스님 책을 계기로 인연이 닿는 다면 다른 스님들의 일대기를 다룬 책에도 도전하고 싶다”면서 “또한 불교신문에 연재한 용성스님 소설의 삽화를 사부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회도 고민하고 있는 등 불교 관련 작업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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