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모 “이사회 결국 이사장 꼭두각시로 전락…” 공분

이사회에 앞서 선학원 분원 스님 20여 명은 ‘법진스님 일체공직 박탈과 선학원정상화를 위한 이사회 재구성 촉구’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재단 관계자들이 막무가내로 막으며 스님들의 법당 참배까지 막았다. 결국 스님들은 밖에서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법원이 성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에게 징역 6월형을 선고한 가운데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회가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입장을 밝혀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 1월25일자 ‘(재)선학원 정기이사회 전년도 결산 통과’라는 제하의 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회는 지난 25일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정기이사회를 열었다. 이사장 법진스님을 제외한 이사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이사회는 기타 안건으로 ‘이사장의 고소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보고 건’을 채택했다.

문제가 되는 발언은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 내용이다. 불교저널은 “진상조사위원장 철오스님은 보고에서 ‘법정 증인심문 등에서 조계종 고위층의 다각적 개입과 고소인의 기억왜곡에 대해 확인해 성추행은 아니라고 본다’며 ‘법원 1심 판결에서 이런 증거들이 전면 배제된 것에 대해 2심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법원은 “피해자가 진술한 피고인의 행위, 피해내용 등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피해자의 진술 태도 등을 비춰볼 때 신빙성이 있다”며 “더욱이 피고인의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꼬집어 피고인 법진스님에게 징역 6월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선학원 이사회는 ‘고소인의 기억이 왜곡됐다’는 둥 ‘조계종의 고위층이 다각적으로 개입했다’는 둥의 근거 없는 내용으로 법원의 판결을 묵살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비록 1심 판결이더라도 선학원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성범죄로 형을 받은 이사장의 범계행위에 대해 먼저 참회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로써 이사장의 재판기간 동안 아무런 대책 없이 방조했던 이사회가 결국 이사장을 비호하는 기구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모임(상임대표 법상스님, 이하 선미모)은 선학원 이사회 결과에 대해 “이사회는 이사장의 꼭두각시이자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며 비판했다. 선미모는 “이사장 및 이사회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 전국분원장회의 개최, 대규모 규탄 집회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불교저널의 기사 중 ‘성추행은 아니라고 본다’는 선학원 진상조사위원장 철오스님의 발언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다.

이사회에 앞서 선학원 분원 스님 20여 명은 ‘법진스님 일체공직 박탈과 선학원정상화를 위한 이사회 재구성 촉구’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재단 관계자들은 막무가내로 스님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결국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아울러 선학원 분원 스님들을 대하는 재단 관계자들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이사회에 앞서 같은날 선학원 분원 스님 20여 명은 “법진스님 1심 재판 후 처음 열리는 이사회를 앞두고 이사 스님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법진스님 일체공직 박탈과 선학원정상화를 위한 이사회 재구성 촉구’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선학원 중앙선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재단 관계자들은 막무가내로 스님들의 출입을 막으면서 결국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재단 관계자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스님들의 법당 참배까지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까지 투입되서야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선학원 분원 스님들은 “전국의 분원 스님들이 정성스럽게 십시일반해 지은 법당에 못 들어가는 것이 말이 되냐”며 공분했다.

결국 스님들은 법당에서 참배를 저지당한 채 강력한 한파가 몰아치는 밖에서 반야심경을 봉독해야만 했다. 한편 재단관계자는 선학원 이사회 관련 취재를 위해 재단 사무실을 찾은 본지 기자의 출입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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