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이 올해도 전법교화하는 승가상 구현에 교육 방침을 둔다.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지난 18일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교육 종책 방향을 제시했다. 교육원의 올해 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법사 제도다. 전법사는 승가대 과정을 마치고 구족계를 수지한 스님이 4급 승가고시를 통해 2급 전법사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스님은 모두 전법사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평생을 길에서 중생들을 만나 교화한 최고의 전법사였다. 최초의 제자 5비구를 만나 당신께서 성취한 무상정등각을 전하고 이후 61명의 제자들이 아라한이 되었을 때 그 유명한 ‘전법선언’을 하셨다.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이치에 따라 조리와 표현을 갖추어 잘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법을 전하라. 두 사람이 함께 말고 혼자서 가라. 나도 우루벨라 병장촌으로 가리라.” 이 전법선언으로 불교가 성립되었고 인류는 그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만약 부처님께서 법을 전하지 않고 바로 열반에 드셨다면 중생들은 여전히 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출가수행자에게 전법교화는 가장 중요한 소임이며 의무다. 법을 깨달아 미몽에 젖어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재가자들에게 진리를 전파하는 전법 외에 출가수행자에게 소중한 불사(佛事)는 없다. 재가자는 그 같은 수행자를 공양하고 의복과 약품을 제공하며 기거할 공간을 마련하는 의무를 지닌다. 진리의 전수자이기 때문에 복전(福田)으로 공양받는다는 사실을 우리 스님들은 잘 알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교육원이 전법교화 강화를 종책으로 내세우는 자체가 불교 밖에서 볼 때는 의아스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평생 길에서 전법교화 하며 길에서 열반에 드셨던 것과 달리 한국불교는 자신의 수행 공부를 더 중시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이 둘이 아니며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강조하면서도 실제는 ‘나의 수행도 아직 부족한데 어떻게 중생을 교화하느냐’며 머뭇거리고 산중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수행자가 적지 않는 것이 한국불교가 직면한 현실이다. 물을 떠나 물고기가 살 수 없듯이 수행자는 중생과 더불어 함께 있어야한다.

우리 종단은 스님들 교육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기본 교육을 마치고 교화를 하다 선원으로 들어가 정진할 기회가 많다. 승가대학을 마치고 전법교화에 임하다 다시 선원에서 정진할 수 있고 사찰 행정을 맡다가 선원에 입방할 기회도 많다. 평생 강사로 지낸 대강백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중교화를 위해 나서는가 하면 수 십년 선원에서 납자들을 지도했던 선원장이 도심에서 중생들과 만나는 것은 모두 출가수행자의 첫 책무가 중생교화이기 때문이다. 교육원 정책과 별개로 전법교화에 모든 스님들이 나서야 하며 그것이 부처님이 가신 길이다. 

[불교신문3363호/2018년1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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