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술원 상해사범대 딩위엔 스님 특강 개최

중국 상해사범대학 돈황학연구소 교수 딩위엔스님은 지난 10일 동국대 불교학술원에서 강의했다.

원효, 경흥, 태현스님과 함께 신라불교의 4대 저술가로 일컬어지는 의적(義寂)스님의 <보살계본소(菩薩戒本疏)>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쓰인 문헌이 중국 돈황문서에서 있다고 전해진 가운데 실체가 공개됐다. 지난 10일 동국대 불교학술원에서 열린 해외석학 초청강연에서 중국 상해사범대학 돈황학연구소 교수 딩위엔(定源)스님이 ‘돈황유서에서 보이는 신라 의족의 <보살계본소> 사본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딩위엔스님은 755년 필사된 문헌을 고찰하고 중국과 일본불교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돈황에서 발견된 한국불교 관련 문헌은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 외에 알려진 바가 없다. 앞서 돈황문헌 가운데 원효스님의 ‘대승기신론소’ 사본을 찾아내 국내에 소개한 바 있는 딩위엔스님이 이번엔 의적스님이 찬술한 <보살계본소(이하 의적소)>를 발견했다. 스님이 확인한 <의적소> 사본은 영국 탐험가 아우렐 스타인이 발견한 것으로, 현재 영국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두루마리 책자로 돼 있으며, 상하권이 연결돼 있다. 당나라 천보14년(755) 돈황 담유(談幽)스님이 필사한 것으로 ‘사급청(寫及聽)’이란 표현을 미뤄보아 담유스님이 의적소를 배우거나 청강하기 위해 필사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755년 돈황 담유스님이 필사
스타인 발견, 영국도서관 소장
신라불교 동아시아 영향 확인

의적스님에 대한 자료는 많지 않은데 <삼국유사>권4 ‘의상전’에 따르면 10대 제자 가운데 한 명이 의적스님으로 662년 입당했다고 한다. 일설에는 현장스님의 직계제자였다는 주장도 있다. 스님의 저작 상당수가 일본에 유입된 기록이 남아 있다. 30여 종 가운데 4가지 저서가 일본에서 필사본 혹은 각본형태로 전해진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스님의 저서가 전해지지 않는다.

<의적소>는 구마라집이 번역한 <범망경>에 주석을 단 것이다. 딩유엔스님은 <의적소>가 701년 이후 성립된 것으로 보는데, 700년 낙양 대복선사에서 번역된 <근본살파다부율섭(根本薩婆多部律攝)>을 충실히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돈황본 <의적소>는 최초 내용과 형태가 가장 가까운 필사본이라 하겠다.

<의적소>는 이후 범망경 연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딩유엔스님은 “태현스님은 <범망경고적기>에 <의적소> 내용을 다섯 차례 인용했고, 일본불교 저술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며 “동대사 응연스님 <범망경계본소일주> 또한 <의적소> 내용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남경금릉각경처와 북경각경처 각본이 전해지지만 두 판본의 저본은 모두 일본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중국불교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돈황 유서를 더 확인해야 한다. 저자가 불분명한 <범망경> 주석서와 비교대조해보면 의적소가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

딩유엔스님은 “돈황에서 발견된 당나라 때 사본은 지금까지 알려진 현존하는 <의적소>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문헌적 가치가 드러났다”며 “역사적 관점으로 보면 한중 양국 불교의 우호교류의 결과이자, 신라불교 저작의 동아시아 유전과 영향을 반영하는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