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임기 첫해 종단 운영을 수행을 근간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지난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수행이 되지 않은 승려는 중생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하고 영향력도 미칠 수 없다”며 “수행종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존경받는 승가상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불교는 자기가 부처임을 자각하여 부처로 살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자각각타(自覺覺他) 각행원만(覺行圓滿)을 기본 교리로 삼는다. 이를 실천하는 것이 곧 수행이다. 달리 이것 말고는 수행자로서 할 일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여러 조사들의 가르침이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수행종단’을 종단운영 방침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 지극히 당연한 도리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제대로 실천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시 한번 강조함으로써 종도들을 각성케 하려는 것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수행을 신심(信心) 원력(願力) 공심(公心)을 키워가는 정진으로 풀이했다. “신심은 ‘내가 부처’임을 확실히 믿고 그 믿음을 따르는 수행자로서 신앙심이며, 원력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가늠하는 수행자의 목적의식이며, 공심은 대중과 사찰 그리고 종단을 섬기는 애종심”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신심 원력 공심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종도들의 기본 자세가 여기에 있다고 본 것이다. 오랜 수행과 지혜를 통해 나온 총무원장 스님의 가르침을 종도들은 금과옥조로 삼아야할 것이다.

행정 포교 불사 등 종단 안에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부여되지만 그 근간은 신심 원력 공심이어야 한다. 세속의 관심은 종단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나 인사, 예산 등 조직운영과 관련한 일에 더 많은 관심이 가겠지만 종교는 근본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그 생명이 있다. 아무리 조직을 잘 운영하고 살림을 잘 살아 예산을 늘리고 좋은 인재가 들어온다 해도 근본을 망각하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이를 실천하면 그 어떤 어려움도 능히 극복할 수 있으며 종단 안에 갈등이나 혼란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총무원장 설정스님 기자회견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선거법 개편이다.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서 중앙종회의원 교구본사 주지 등 주요 소임자들을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한 표라도 더 많이 확보하는 측이 이기는 선거는 사후 안정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이 혼탁하고 시끄러운 단점이 있다. 특히 불교의 전통적 갈마제도와 다르다는 점에서 결정적 흠결을 지닌다. 이를 불교 전통과 율장에 맞는 방식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종도들 간 분열, 대외적 신뢰 약화, 신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할 것이다. 

올해는 새 총무원장 스님의 임기가 시작하는 첫 해다. 전 종도들이 한 마음이 되어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화합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사회 안녕과 통합에 기여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불교신문3361호/2018년1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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