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서울 하계종합사회복지관 청소년 자원봉사학교

서울 하계종합사회복지관이 1월15일 개최한 청소년 자원봉사학교에 참가한 한 학생이 흰지팡이를 이용해 시각장애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우리나라 장애인 중 90% 정도가 후천적 장애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10명 중 9명은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를 입게 되는 이들이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누구나 장애를 입을 수 있다. 장애인들에 향해 우리사회가 따뜻한 관심을 보내야 하는 이유다.

서울 하계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상복)이 오늘(1월15일) 오전 실시한 청소년 자원봉사학교에 모인 청소년들은 장애체험을 통해 장애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겨울방학을 맞아 열린 자원봉사학교에는 지역 청소년 10여 명이 참가했다. 

1교시는 장애인 인식교육 시간. 정우석 자원봉사 인성교육 전문강사의 강의로 진행된 인식교육에서 청소년들은 장애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표현은 무엇인지, 장애인을 만났을 때 지켜야 할 에티켓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인식교육에 이어 본격적인 장애체험이 진행됐다. 눈을 감은 채 친구의 설명을 들으며 미로 따라 선을 그어 보는 미로 찾기 결과, 미로를 벗어나 삐뚤빼뚤 그어진 선을 보며 청소년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몸소 실감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들의 눈 역할을 하는 흰지팡이를 들고 강의실을 돌아보는 시간. 흰지팡이를 손에 들고 안대까지 착용하자 한걸음 내딛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교육을 받는 동안 이미 강의실 구조가 눈에 익어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쉽게 생각했지만 앞이 보이지 않자 좀처럼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흰지팡이로 길을 가늠하면서 한 발 한 발 내딛어보지만 이내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벽으로 향하기 일쑤였다. 새삼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배민준(16세) 군은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안대를 하고 걸어 보니 어지럽고 답답했다”며 “앞으로 시각장애인들을 보면 지나치지 말고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민정(18세) 양도 “시각장애 체험에 앞서 가야할 길을 보고 했는데 걸음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 걸어야 할지 막막했다”며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무심코 장애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앞으로 친구들이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경(18세) 양은 “흰지팡이에만 의지해 걷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며 “봉사학교를 통해 장애인들이 동정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정우석 강사는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불편한 점이 많다. 체험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을 잊지 말고 장애인을 만났을 때 도와준다면 장애인들은 큰 도움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라며 “자원봉사학교를 통해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들,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따뜻한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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