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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10.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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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도도량순례] 제22차 익산 심곡사 순례 (우발라화 장자를 찾아서)미륵부처님 계신 세상에 살고 싶은가요?


“모두가 불성을 지니고 있으니
꽃 공양 향 공양 가르침 받아
오욕락과 번뇌를 잘 다스려서 
향기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길”  

정유년을 회향하는 ‘53기도도량순례’ 제22차 순례법회가 지난 12월 8, 9일 양일간 전북 익산 미륵산 심곡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됐다.

‘53기도도량순례’ 제22차 순례법회가 지난 12월 8, 9일 양일간 전북 익산 미륵산 심곡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됐다. 미륵불은 불교의 미래불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 56억7000만년이 지나면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에 출현하는 부처님이다. 미륵불 세상은 이상적인 국토로서 유리처럼 맑고 깨끗하고 언제나 꽃과 향으로 뒤덮여 있는 곳이다. 또한 인간의 수명도 8만 4000세나 되고 위덕과 지혜가 가득한 용화세계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 이 미륵신앙이 폭넓게 전승되어 왔다. 인간이 미륵불이 있는 곳에 태어나려면 경(經)과 율(律) 논(論)의 삼장(三藏)을 독송하거나, 남에게 자비와 사랑을 행하여야 하는데 옷과 음식을 보시하면서 지혜와 계행을 닦고 부처님께 꽃과 향을 공양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또한 힘들게 사는 중생을 위하여 절을 지어서 탑을 세워 사리를 모셔 항상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미륵불의 염원은 중생이 가지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업장과 번뇌를 끊고 자비와 사랑을 실현해서 이상세계인 미륵불이 있는 나라에 나도록 하여 항상 풍요로움과 안락함을 지니도록 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미륵신앙은 과거 삼국시대부터 널리 전파되었다고 한다. 

이번 53기도도량 제22차 순례지는 미륵산 심곡사여서 미륵불을 한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더구나 이번 순례는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대광왕(大光王)의 가르침을 받고 광대국(廣大國)의 우발라화 장자를 찾아가는 것도 어쩌면 이상세계인 미륵불이 상주하고 있는 넓고 큰 의미의 광대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선재동자가 부처님께 꽃과 향을 다루는 육향 장자인 우발라화 장자의 가르침을 듣고 미래의 부처님께 공양하는 법을 배운 것처럼 우리 회원들도 부처님께 꽃과 향을 공양하는 법의 가르침을 받는데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더구나 우리 회원들이 53기도도량을 일심으로 순례하는 것도 이러한 미륵불이 있는 용화세계에 다시 태어나기 위해 선재동자와 같은 공덕바다를 닦는 일일 것이다. 인간의 풍모는 몸과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향이다. 우발라화 장자는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괴로움인 병을 다스리고 나쁜 짓을 끊고, 애착으로 일어나는 번뇌를 없애고 또한 모든 교만과 방일을 버리고 진리로써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법을 이해하여 마침내 지혜의 향을 밝히는 법을 선재동자에게 가르침으로 주었다. 어쩌면 미륵불과 우발라화 장자가 원하는 것은 중생들이 자비심을 증득하고 공덕을 쌓아서 미래의 이상세계인 미륵세계로 나아가라는데 있을 지도 모른다. 

정유년의 마지막 순례길에 나서는 우리 회원들의 마음은 무엇보다 지난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데 있었다. 한해를 보낸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누구는 행복했을 것이고 누구는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는 이미 흘러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기는 지극한 순례였다고 할 수 있다. 

심곡사(深谷寺)는 그 이름대로 이름다운 미륵산 골짜기에 앉아 있는 자그마한 사찰로 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신라 문성왕(839~857) 재위 중에 무염(無染)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19세기 초 허주(虛舟)가 중건하였고 그 후 대웅전을 해체 중수하고 1997년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미륵불상을 조성했다. 

법문하는 회주 선묵스님.

전국의 각 법등에서 출발한 우리 회원들은 미륵산 주차장에 삼삼오오 모였다. 한해를 마감하는 순례여서 마음들은 모두 차분하였다. 한참 산길을 오르니 돌담위에 세워진 아담한 심곡사의 일주문이 보였는데 회주 화평스님, 주지 정안스님이하 대중들이 회원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선묵스님과 화평스님은 일산(日傘)아래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모시고 절 마당으로 들어섰고 회원들은 합장하며 뒤를 따랐다. 경내에 들어서자 대웅전이 보이고 그 앞에 칠층석탑과 7기의 부도탑이 세워져 있었다. 

우리 회원들은 적멸보궁 앞에서 ‘평화의 불’을 상징하는 연꽃초를 원을 그리며 놓은 뒤 육법공양, 천수경과 사경, 안심법문, 나를 찾는 108참회기도를 여법하게 봉행하고 선묵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올해 우리는 마지막 순례를 전라북도 익산 심산유곡에 있는 미륵산 심곡사에 왔습니다. 어제가 정유년의 첫 순례였던 것 같았는데 벌써 마지막 순례입니다. 여러분이 오신 이곳은 석가모니 부처님께 미래불로 수기를 받았던 미륵부처님이 상주하신 곳입니다. 또한 우리는 오늘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스물두 번째 선지식인 우발라화 장자를 친견하러 왔습니다. 우발라화 장자는 누구일까요. 부처님께 꽃과 향을 공양하는 법을 알고 있는 선지식입니다. 꽃보다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진실한 뜻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곧 꽃이요 향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은 부처의 본성(本性)을 타고 난다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곧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향기로운 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내안의 본성을 잘 다스려서 항상 꽃처럼 향기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자라면서 어떻게 변하고 있죠? 오욕락인 재욕, 식욕, 색욕. 명예욕, 수명욕으로 인해 그 향기를 잃고 번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여기 심산유곡의 미륵산 심곡사에 오신 이유도 바로 그러한 번뇌를 여의고 우발라화 장자의 가르침을 받아서 향기로운 꽃처럼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왔습니다. 부디 미륵불이 상주하시는 심곡사에서 한해를 잘 정리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정갈하게 기도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도 복을 많이 지어서 부처님의 가피를 많이 받으시기를 스님은 기원합니다.”

우리 회원들은 심곡사 순례를 봉행한 뒤 기와불사와 직거래장터, 국군장병 초코파이,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108약사여래 보시금 수여 행사도 가졌다.

■ 53기도도량 순례를 맞이하며…

화평스님 익산 심곡사 회주

끝없는 정진과 노력으로 
깨달음의 지혜 성취 서원

미륵산 심곡사를 찾아주신 53기도도량 순례회 선묵혜자스님과 회원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추운 날씨에 먼 곳 익산까지 오시느라 힘들지는 않으셨는지요? 백제 서동(薯童)왕자 무왕(武王)과 선화(善花)공주가 미륵산에서 미륵삼존(彌勒三尊)을 친견하고 알현한 것처럼 53기도도량 순례회 회원 여러분도 오늘 아미타부처님께 기도올리고 소원성취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속담에 “낙숫물이 댓돌(臺石)을 뚫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나 지난여름처럼 무더울 때나 가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 절집을 찾아다니며 기도하고 있는 선묵스님과 회원 여러분들의 원력도 그런 의미에서 대단한 노력과 인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순례 가는 곳마다 올리는 기도가 하나하나 모여 낙숫물이 댓돌을 뚫듯 한 번에 성취되리라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납도 출가하여 초발심에서 멀어져 편안함만을 추구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산대사의 <선가귀감>의 내용 중 “출가하여 스님이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몸의 안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며,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는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다. 나고 죽음을 면하고 번뇌를 끊으려는 것이며, 부처님의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삼계에 뛰어나서 중생을 건지려는 것이다”라는 글을 보게 되면서 재발심하여 정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교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희망을 만드는 종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정진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였습니다. 불교는 인간 스스로 끊임없는 수행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는 그 순간까지도 “게으름 없이 힘써 정진하라”고 당부하셨던 것입니다.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진리를 알지 못하지만 지혜의 눈이 청정한 사람은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족하나마 미륵산 심곡사를 찾는 모든 이들이 진리에 대한 무지마저도 초극할 수 있는 정진의 힘과 작은 지혜라도 얻어가는 공간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본사아미타불. 

[불교신문3360호2018년1월13일자] 

선묵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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