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신년기자회견

'자비(慈悲)와 공심(公心) 회복' 캠페인 전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민영소년원' 설립 
종단 대화합 위한 통합종단 이후 징계자 사면 
위상 무너뜨리는 선거제도 전면 개선도 강조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향후 종단운영 방향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종단운영의 근간을 ‘수행(修行)’ 중심으로 바꿔 ‘존경받는 한국불교’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오늘(1월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개최된 불기 2562(2018)년 조계종 신년기자회견에서 종단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종단 밖으로는 ‘자비(慈悲)와 공심(公心) 회복’ 범사회 캠페인을 전개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민영소년원’ 설립을 추진한다. 안으로는 대화합을 위해 통합종단 출범 이후 모든 징계승에 대한 대사면(올해 부처님오신날 이전)과 종단의 안위를 흔드는 선거제도의 전면 개선에 나선다.

모두함께 합장인사하며 총무원장스님의 신년기자회견은 시작됐다.

기자회견문의 핵심을 살펴보면 종단 안팎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는 존중과 배려다. 그리고 진정한 존중과 배려를 가능케 하는 동력은 ‘수행’이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성공적 인간관계와 상생과 공존의 사회는 존중과 배려에서 시작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행이 되지 않은 승려는 중생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하고 영향력도 미칠 수 없다”며 “수행종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존경받는 승가상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말하는 수행의 의미는 신심(信心)과 원력(願力)과 공심(公心)을 키워가려는 정진으로 풀이된다. “신심은 ‘내가 부처’임을 확실히 믿고 그 믿음을 따르는 수행자로서의 신앙심이며, 원력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가늠하는 수행자의 목적의식이며, 공심은 대중과 사찰 그리고 종단을 섬기는 애종심”이라고 했다. 

결국 종단 내부적으로는 수행자 본연의 자세로써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신심 원력 공심의 진실한 실천으로 수행의 향기를 널리 확산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질의의 기회를 잡기위해 손들고 있는 기자들.

또한 종도들의 지혜를 모아 입법 사법 행정 제도 전반을 수행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종단운영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행정이든 포교든 복지든, 수행하는 마음으로 하자는 거다. 특히 본지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깨뜨리는 선거제도를 대폭적으로 고치겠다는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요즘 종무원들과 아침예불로 하루일과를 시작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출가 수행자로서 정말로 중생을 구제하고 있는지, 그러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돌아보고 있다”며 “2018년 대한불교조계종은 중생의 행복을 위해 신심과 원력, 공심으로 존경받는 한국불교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개된 제35대 집행부의 중점 종책과제는 △수행하는 한국불교 △승려복지 확대 △교구 발전, 종단 발전 △미래를 대비하는 종무행정 △전법공동체 실현 △사회와 함께하는 불교 △한국불교 전통문화 홍보 △전통문화 계승발전의 책임 있는 국가정책 도모다. ‘1교구 1종립학교’ 설립, 주지인사평가의 전체 교구 확대, 출가 TFT 구성,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민간문화재를 전담하고 지원하는 국가조직 신설 추진 등의 종책도 눈에 띄었다.

한편 교계 및 일반 언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이례적으로 약 30분간 길게 진행됐다. 총무원장 스님은 기자들의 자유로운 질문에 일일이 친절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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