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사로 걸려온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문경에 거주하는 불자였는데, 평생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몇 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시내서 실내놀이터인 ‘키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놀라운 건 그녀가 키즈파크에서 일요일마다 어린이법회를 연다는 것이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일요일 오전에 법회를 열어 아이들에게 기초교리를 가르쳐준 뒤 피자나 햄버거 등을 나눠먹고 헤어진다고 했다. 실내놀이터에서 뛰어놀고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아이들이 곧잘 찾아온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이웃 교회에는 놀이터가 있어서 아이들이 저절로 찾아가지만, 사찰은 놀데가 마땅치 않아 어린이포교가 쉽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40년 가까이 교단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실력으로 불교대학에서 배웠던 부처님 가르침을 어린이들에게 전한다는 얘기를 듣고,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을 느꼈다. 요즘 사찰에서도 운영하기 어렵다는 게 어린이법회다. 아이들이 바빠서 혹은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어린이법회는 차츰 문을 닫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불자 개인이 자신의 가게에서 법회를 연다고 하니 그 깊은 신심과 원력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사실 문경 불자가 전화를 건 이유는 자신의 활동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는 “어린이포교에 스님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아동교육학과나 유아교육과 수시모집에 조계종 스님 정원이 있는데 스님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스님들이 많이 읽는 불교신문에서 이를 알려줬으면 한다”고 부탁하려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미래불교에서 빠지지 않는 얘기가 어릴 때부터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아교육과 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어린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불교인연을 맺을 수 있는 좋은 매개다. 

안타깝게도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아동교육학과와 유아교육과에 최근 3년간 입학한 스님이 없다고 한다. 지역에서 어린이포교를 위해 애쓰는 재가불자의 헌신이 아깝지 않게, 스님들이 뒷받침 해주길 기대한다.

[불교신문3360호/2018년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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