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불기 2562 (2018).4.19 목

사이드바 열기
상단여백
HOME 대중공사 에세이 동은스님의 지금 행복하기
[동은스님의 지금 행복하기] 행복세상? 지금 여기!
  • 동은스님 삼척 천은사 주지
  • 승인 2018.01.10 17:08
  • 댓글 0

새해를 맞이하는 기도객이 며칠 동안 절에 머물렀다. 가는 날 아침, 차담을 나누다 차실에 있는 ‘원각도량하처 현금생사즉시(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是)’라 쓰여진 시계판에 관심이 모였다. 이 글은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의 법보전에 있는 주련이다. 기념품으로 받은 시계에 숫자를 대신한 이 열두 글자로 시계판을 바꾼 것인데 아마 특이했나 보다. 부처님께서 평생 동안 설법하신 팔만대장경을 모셔둔 곳에, 오직 이 두 줄의 게송만이 걸려 있으니, 바로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원만한 깨달음 즉,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바로 이 자리가 그곳이다’라고 답을 하고 있다. 

우리네 중생들은 늘 무엇인가를 충족시키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고비만 지나면 곧 행복한 날이 올 거야’라는 희망을 가지고, 다음에 올 행복을 기다리면서 지금 이 순간까지 살아왔다. 그러나 ‘나중 행복’이란 없다.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하다. 지나가는 사람도 이름을 불러야 돌아보듯이, 일상 가운데 가득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행복도 ‘행복아~’하고 불러들여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비로소 나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작년 새해와 올해 새해가 다른가? 지난해를 돌아보면 늘 미련과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쉬운 그 마음은 지금의 마음일 뿐이다. 오직 행복하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지난해 삶의 연속이, 결국 지금 새해를 다시 맞은 내 모습인 것이다. 행복을 따로 구하지 말라. 불행하지 않으면 바로 그곳이 행복한 자리다. 마주 오는 바람은 역풍이지만, 돌아서면 순풍이다. 올해는 업그레이드용 한글판 시계를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 ‘행복세상어디 지금이곳여기’로 말이다. “스님, 지금 몇 시에요?” “네, 今시 幸분(지금 행복)입니다.” 

※ 필자 동은스님은… 

오대산 월정사로 출가한 뒤 해인사승가대학과 송광사 율원을 졸업했다. ‘월간 해인’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무문관 정진 후 펴낸 <무문관 일기>는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월정사에서 6년 넘게 교무국장과 단기출가학교장 소임을 보았으며, 지금은 삼척 천은사 주지 소임을 살고 있다.

 

[불교신문3360호/2018년1월13일자] 

동은스님 삼척 천은사 주지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SNS에서도 불교신문
뉴스를 받아보세요"

kakaostory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