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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1.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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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불교가 답하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

김사업 지음/ 불광출판사

‘오곡도 명상수련원’ 운영
김사업 박사 펴낸 인문서

연기·공·유식 등 핵심교리
일상의 이야기로 담아내

이론과 수행 하나로 묶어
몸으로 체득한 불교 주목

간화선 수행 전문도량 ‘오국도 명상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사업 박사가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인생의 의문을 풀어낸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을 최근 펴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문(文)·사(史)· 철(哲)로 대표되는 인문학 공부의 끝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화두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인문 고전을 탐독하고 선현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보지만, 이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불교공부를 시작하는 초심자들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며, 불교를 통해 삶의 이치와 원리를 이해하며 괴로움에 속박되지 않는 삶을 갈구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머리로는 간신히 이해해도, 막상 실제 삶으로 돌아오면 그 가르침과 지혜를 적용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대학 강단을 떠나 남해안의 섬 오곡도에서 명상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사업 박사가 최근 불교교리의 핵심만을 추려 현대의 일상적인 이야기로 담아낸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을 펴내 주목된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모두가 선망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것만으로는 ‘삶에 대한 끝없는 의문’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1년여 만에 그만두고 동국대 불교학과에 학사 편입했다.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일본 교토대학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수년간 대학 강단에서 불교를 가르치기도 했지만 ‘아는 대로 행해지지 않는 교리’는 절름발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미련 없이 강단을 떠났다. 그리고 남해안의 외딴섬 ‘오곡도’에 들어가 간화선 수행에 매진했고 그 후 16년이 흘러 현재에 이른다. 그 사이 전 세계의 고승들과 유명 수행처를 찾아다니며 수행하고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이 책에 담긴 글은 월간 <불광>에 2년 6개월 동안 연재된 것으로 당시 이론과 실천, 교리와 수행이 하나가 된 가운데 몸으로 체득한 불교를 담아냈다는 평을 얻으며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는 안개 속의 섬처럼 닿을 듯 말 듯한 ‘무아, 연기, 공, 자성, 업, 마음, 유식, 윤회, 열반, 해탈’ 등의 불교사상을 우리의 일상적 삶에 대입해 명확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마치 어둠 속에 딸각 불이 켜지듯, 나와 세상에 대한 이해를 확 열어준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의 구성은 간결하다. 선을 바탕으로 연기(緣起)와 공(空), 유식(唯識)의 핵심을 모두 보여주며, 일상적인 실례를 통해 인생의 의문을 풀어준다. 또한 저자는 글쓰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누구라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퇴고 과정을 수십 번 거치며 낱말 하나하나 신중하게 골라 썼다. 책 속에 갇힌 불교가 아니라 언제라도 꺼내 쓸 수 있는 살아있는 불교가 되도록 만들기 위한 저자의 배려다.

“영원한 평안과 대자유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진리에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현했든 출현하지 않았든 늘 존재했던 진리, 석가모니는 그 진리를 보여주었다”는 저자는 부처님이 얻은 깨달음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았다. 부처님은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출가했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그야말로 인생, 삶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 할만하다.

부처님은 당시 대중의 언어인 빨리어로 당신의 깨달음을 아주 쉽게 설법했고, 누구나 그 말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해 각자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교가 후대로 전해지면서 부처님이 신격화되고 불교교리 또한 집단지성의 힘으로 더욱 심오하고 난해해졌다. 불교사상은 ‘팔만대장경’이라는 말에서도 유추되듯 한없이 방대해졌고 철학적 사유의 개념으로 변모됐다. 결국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도리어 더욱 복잡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저자가 “자신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잘 알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삶을 살아서 부작용 없는 진정한 행복을 누리라고 가르치는 것이 불교”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면서 불교의 진면목을 직시하며 우리의 실제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해야 부처님의 가르침이 삶 속에 그대로 적용되어 괴로움을 해결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가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결국 문학, 역사, 철학 등 모든 인문학은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연결되며, 그 끝은 종교적 물음에 닿게 된다. 이 책은 불교가 내놓은 답이기도 하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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