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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불교의 눈으로 예수를 말하다

선한 마음

달라이 라마 지음·류시화 옮김/ 불광출판사

티베트 불교 지도자 초청
‘기독교 세미나’ 세계 주목
강연 내용 모은 책도 화제

국내 첫 소개 류시화 시인
20여년 만에 번역서 재출간
진심담은 종교간 대화 감동

세계 기독교 명상공동체(WCCM)를 세운 존 메인 신부(1926~1982)가 세상을 떠난 후, 198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그를 기리는 ‘존 메인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994년 열린 세미나가 화제를 모았다. 티베트 불교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초청해 3일 동안 기독교 성경의 주요 구절을 읽고 그 의미를 함께 숙고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당시 달라이 라마는 종교를 초월해 뜻깊은 대화를 펼쳐 세계 종교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관련 내용은 <선한 마음: 달라이 라마의 성경 강의>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영어권 국가에 선보인 이 책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서양인들에게 불교와 기독교라는 서로 다른 두 종교가 인간 영혼의 성숙을 위해 어떻게 서로 만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는 호평을 얻었다. 국내에는 류시화 시인의 번역으로 1999년 <달라이 라마 예수를 말하다>란 제목으로 첫 선보여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줬다.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는 아픔을 겪기도 한 이 책이 20여 년 만에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수정, 보완해 새롭게 출판돼 주목된다.

티베트 불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미나 내용 책으로 엮은 것을 류시화 시인이 우리말로 새롭게 번역한 <선한 마음>을 최근 선보였다.

존 메인 세미나에서는 영적 추구에 평생을 바친 다양한 인물들을 초청해 영성과 기도, 명상, 타종교와의 대화 등을 주제로 강연을 듣는다. 특히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이며 정신적 스승인 제14대 달라이 라마를 초청한 것은 그 자체로도 매우 특별한 자리였다. 당시 달라이 라마는 영국 북런던에 있는 미들섹스대학 강의실에서 기독교 대주교에서 인디언 원주민 주술사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의 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수의 가르침에 대한 강의를 시작해 큰 감동을 줬다. 이 책은 3일 동안 진행된 그 강의의 생생한 기록이다. 출간 직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많은 나라의 언어로 번역됐다.

“그리피스 신부님은 그리스도교인의 시각으로 볼 때, 환생을 믿게 되면 개인의 신앙심과 수행이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신의 생명과 존재를 하느님이 직접 창조했다고 믿고 또 그것을 창조주로부터의 직접적인 선물로서 받아들인다면, 그 순간 피조물인 여러분과 창조주인 하느님은 매우 특별한 끈으로 연결됩니다. 창조주를 더 가깝고 밀접한 분으로 느끼게 하는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관계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생을 믿게 되면 창조주와의 그 특별한 관계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설명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성서의 가르침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한다. 또한 강의 내내 풍기는 상대방을 향한 존중심과 부드러운 유머, 기독교 신부와의 진심 어린 대화가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창조론과 신성한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보면서, 저는 이런 믿음이 신도들에게 주는 가장 큰 효과는 다름 아닌 ‘자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선한 인간, 윤리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려면 더 열심히 수행 정진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을 각자에게 심어 주는 일입니다.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마음속에 갖고 있을 때 여러분은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을 새삼 자각하게 됩니다.” 달라이 라마는 시종일관 기독교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때로는 겸손하면서도 분명하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타종교에 대한 주제넘은 분석이나 외교적인 타협이 아닌, 애정 어린 시각으로 기독교의 가르침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흔들림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종교의 가르침에서도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모습, 선한 마음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담긴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와 더불어 달라이 라마는 하나의 보편 종교를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오히려 “인간 존재가 매우 다양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서로 다른 종교가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고 고백한다. 그는 기독교인은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고 불교인은 순수한 불교인이 되는 게 좋다고 말하며 이렇게 당부한다. “제발 반씩 섞어서 믿지는 마십시오! 그저 마음만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두 종교는 완전한 깨달음에 이른, 영적으로 성숙한 마음을 지닌 사람을 탄생시키는 공통의 목적이 있고, 인간의 정신적 성향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이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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