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학회, 인도 독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이거룡 한국인도학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삼국유사>의 어산불영(魚山佛影) 내용과 그 음역어(音譯語)를 추적한 결과 가락 또는 가야의 원어는 (고인도의) 나게라갈(nagarahāra, 那揭羅曷)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황정일 동국대 연구교수는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서울대에서 열린 ‘인도 독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및 제43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사단법인 한국인도학회(회장 이거룡)가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서 ‘가야불교 남방전래설 재검토’라는 주제로 발표한 황정일 동국대 연구교수는 <삼국유사>에서 언급된 불교용어 및 음역어(音譯語)를 분석하고 추적해 가야불교 관련 문제를 재검토했다.

‘물고기 산에 드러워진 부처님 그림자’라는 의미의 어산불영은 <삼국유사> 탑상 편에 실려 있다. <고기(古記)>를 인용한 <삼국유사> 내용 일부는 다음과 같다. “만어사(萬魚寺)는 옛 자성산(慈成山)이요, 또 아야사산(阿耶斯山)이라고 하였다. 곁에 가라국(呵羅國)이 있었는데, 옛적에 하늘에서 알이 바닷가에 내려와 사람이 되어 나라를 다스렸는데, 곧 수로왕(首露王)이다.”

(국제)인도철학연구회장을 역임한 S.R. 바뜨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황정일 교수는 “이는 일연스님이 어산불영조를 통해 수로왕이 다스린 나라는 ‘가라’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라면서 “<고승전(高僧傳)>을 인용한 <삼국유사>에서 결정적 단서가 되는 것은 나갈(那竭) 또는 나갈가(那竭呵)가 부처의 영상(佛影)과 함께 언급된 점”이라고 지적했다.

나게라갈은 과거 동서양을 잇는 교역지로 불경과 불상이 중국으로 전해졌던 간다라 지역의 일부였다고 밝힌 황정일 교수는  “현재는 아프카니스탄의 잘라라바드를 중심으로 하는 카불강 유역의 남부지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기문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어와 타밀어의 유사성에 기초해 ‘1세기 가야불교와 인도 타밀불교의 교류 가능성 탐색’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양기문 연구원은 “두 언어의 유사성은 문명의 기본적 요소 전반에 걸쳐 발견되고 있다”면서 10개의 일반적 언어적 특성이 유사하다고 했다.

주어-목적어-서술어 구조를 비롯해 교착어이며, 존칭어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와함게 맥락에 따라 주어나 목적어를 생략하고, 단어형성 방법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어의 궁둥이가 타밀어로는 군디이며, 마디는 마디, 맘은 마마, 팔은 팔, 풀은 풀 등 유의미한 어휘가 많다는 입장을 폈다.

또한 양기문 연구원은 “기원전부터 1세기경에 바닷길을 통해 동서 교류가 활발했고, 비슷한 시기에 불교 전파가 활발히 이뤄졌다”면서 “타밀나두는 인도 불교성지인 안드라프라데시와 스리랑카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타밀나의 해상 상인들이 장거리 항행(航行)을 동반한 무역활동에서 교역 지역에 종교적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주목했다. 양기문 연구원은 “당시 가야도 해상무역과 교류를 통해 선진 철기문명, 벼농사문명, 불교를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도학회가 12월 8일부터 이틀간 서울대에서 개최한 ‘인도 독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및 제43차 정기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밖에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세계 제국과의 황실 간 결혼으로 통해 본 고대 한국의 위상(한대성) △붓다는 결가부좌를 취하였는가(이영일)라는 불교 관련 논문 등 20여 편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국제)인도철학연구회장을 역임한 S.R. 바뜨 교수가 ‘인도와 한국의 문화교류와 허왕후의 역할’을, 김우조 한국외대 인도어과 교수가 ‘아시아에서 보는 인도문학 연구 - 한 한국학자의 시각에서’란 주제의 기조발표도 했다.

첫날 개회식에서는 부산 해인정사 주지 수진스님, 이주형 서울대 인문대학장, 비끄람 도레스와미 주한인도대사, 정홍섭 동명대 총장, 박수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장, 김찬완 한국외대 인도연구소장이 축사와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거룡 한국인도학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가야불교를 중심으로 고대 인도와 한국의 문명 교류 등에 대해 학자들이 다양한 입장을 발표하고 논쟁을 활발하게 전개했다”면서 “좋은 결론을 도출해 가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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