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연구회, 깨달음 논쟁 3차 연찬 학술대회

이평래 충남대 명예교수

“<대승기신론>은 여래장(如來藏) 사상을 간명하고 명료하게 압축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본질적으로 진여법신(眞如法身)이라고 규정하고 논리를 전개합니다” 이평래 충남대 명예교수는 지난 9일 불교학연구회(회장 최종남) 주최로 동국대에서 열린 ‘깨달음 논쟁 시리즈 3차 연찬 학술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여래장은 비록 중생이 번뇌 속에 있지만 더럽혀지지 않고, 본래 청정해 변함없는 깨달음의 본성이다. 즉 중생인 인간도 본질적으로 깨달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이평래 교수는 ‘<대승기신론>에서의 깨달음에 대하여’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경전들은 샤끼야무니(석가모니) 붓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면서 “한결같이 깨달음이란 무엇이며, 왜 깨달아야 하며, 어떻게 하면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는 처방전”이라고 밝혔다.

이평래 교수는 “인류사회의 평화를 실현하려는 불교는 26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행 방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인디아의 문화적 배경을 생각하면 더욱 깊고 오묘한 수행방법을 함께 음미하는 것이 불교의 수행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아에서 생성한 종교는 인간의 마음을 주체로 삼아 수행 하는데, 누구나 마음을 잘 갈고 닦으면 진리와 합일(合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것을 해탈이라 하는데 현존하는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모두 이런 점에서 공통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평래 교수는 “붓다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 스스로 구제하는 인간 중심의 종교를 만들었다”면서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불교를 깨달음의 종교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석길암 동국대 교수는 ‘화엄종에서 바라보는 깨달음의 유형과 방식’이란 주제발표에서 “화엄의 성기(性起)는 본래부동의 무분별인 적정의 세계[性]와 무분별로서의 일어남[起]이 일체화된 세계”라면서 “중생의 마음경계에 현현하는 것으로서의 불세계(佛世界)”라고 강조했다.

석길암 교수는 “중생의 마음경계에 현현하는 것이 기(起)이며, 무분별 적정 그대로의 세계가 성(性)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중생의 마음경계에 현현하지 않는 것은 이미 성(性)이 아니며, 불(佛)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성(性)과 불(佛)의 존재의의는 현현함에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이날 연찬 학술대회에서는 △초기불교 문헌에 나타나는 깨달음의 다원적 양상(이필원) △예쎄데와 뺄양의 여래장에 대한 상이한 이해(차상엽) △조사선에서 깨달음의 속성과 그 기능(김호귀) 등의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지난 10월부터 매월 진행한 연찬회를 끝낸 불교학연구회는 12월23일부터 이틀간 경북 문경새재리조트에서 ‘인도, 중국, 티벳불교의 깨달음 논쟁’이란 주제로 겨울워크숍을 겸한 종합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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