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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2.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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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선물하세요"연탄부터 방한용품 등 도움 손길 필요한 곳 많아
포교사단 인천경기지역단 소속 포교사들은 지난 3일 인천 동구 송림동 일대 주민들에게 연탄을 선물했다.

겨울 온정이 필요한 사람들

없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난방비 걱정에 연탄 한 장 올리기도 쉽지 않은 터라, 한파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뗄 걱정에 근심부터 앞선다. 이처럼 에너지 빈곤층을 비롯해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차상위계층과 같이 소득구분만이 아니라, 독거노인, 장애인가구,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장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힘겹게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이웃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계절이 찾아오면서 불자들도 바빠졌다. 조계종 포교사단 인천경기지역단(단장 신호승)은 지난 3일 인천 동구 송림동 일대를 방문해 십시일반 모연한 연탄 1500장을 보시했다.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이 사는 이곳은 소위 말하는 달동네다. 성인 두 명이 나란히 서있기에도 비좁은 골목 안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대문 하나 열고 들어가서 여러 가구들이 모여 사는 걸 볼 수 있다. 연탄 놓을 공간도 없어 처마 밑에 연탄을 쌓아두고 비닐을 덮어야 하는 형편이다. 

생활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노부부가 사는 집은 용변 냄새가 지독했는데, 화장실이 먼 탓에 방에다 용변기를 놓고 생활하다보니 냄새가 가시질 않았다고 한다. 한 어르신은 전날 연탄이 떨어져 불도 지피지 못하고 언 바닥에 몸을 뉘고 있던 차에 포교사들이 연탄을 보시하자 큰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인천지역총괄팀 사무국장 전미희 포교사는 “고층아파트 사이에서 쪽방살림을 하는 분들을 보니 어디서부터 도움을 드려야 할지 막막했다”며 “비록 연탄뿐이지만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난다고 생각하니 보람도 느끼고 보시하길 잘 했다는 생각했다”며 말했다.

겨우내 밥상을 책임질 김장김치를 후원하기도 한다.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이사장 덕일스님)는 겨울을 맞아 8500kg 분량의 김장을 했다. 길상사 신도들과 KTX 나눔이회 회원 130여 명이 동참해 담근 김장김치는 무의탁 노인과 결식아동, 장애인가구 등 27개 주민센터 480가구에 전달됐다. 맑고 향기롭게는 매주 소외된 이웃 480가구에 밑반찬을 나눠주고 3월부터 11월까지는 매달 겉절이 3kg을 후원한다. 12월부터 2월까지 넉넉하게 먹을 수 있도록 올해는 작년보다 5kg을 더해 15kg의 김장김치를 선물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학습공간과 문화, 체육공간을 제공하는 월곡청소년센터와 혜광맹인불자회, 노인정에는 각각 김치 200kg을 지원했다. 김장김치를 후원받은 이들은 3개월 동안 반찬걱정 안 해도 되겠다며 고마워했다. 덕일스님은 “맑고 향기로운 마음으로 버무린 김장김치가 우리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내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이처럼 동절기 보시행은 다양하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겨울에는 난방 관련 후원이 중요하다. 불교계 복지관에서는 후원을 받아 난방비 지원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데, 에너지 복지수준을 높이는 일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해 전 난방비를 아끼겠다고 화롯불을 놓고 생활하다가 세상을 떠난 노부부, 전기세 7000원을 못 내 촛불을 켜고 자다가 불이 나 60대 할머니와 여섯 살 손자가 숨진 사건 등은 어려운 이웃의 고된 겨울나기를 여실히 드러낸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추운데서 생활하다보면 감기가 떨어질 날이 없다. 노인의 경우 제 때 처치하지 못해 기관지염, 폐렴으로 악화돼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있다. 없는 살림에 생활비를 아껴 난방비로 쓰다보면 부식비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으니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때문에 추위걱정 없이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포교사단을 중심으로 한 신도단체들이 나서 연탄을 후원하고 있지만 넉넉한 형편은 못된다. 하루 평균 3장을 쓴다고 하면 12월부터 2월까지 한 집 당 300장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연탄 한 장 가격은 700원가량인 걸 감안하면 많은 예산이 필요함을 짐작할 수 있다. 이불과 목도리 모자와 같은 방한세트를 선물하는 것 또한 좋은 보시행이다.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는 김장김치 8500kg을 담아 무의탁노인과 결식아동, 극빈장애인 등 480가구에 전달했다.

난방비 증가로 식료품 구입비용을 줄이는 게 일상이니, 어려운 형편에는 김치 한쪽도 소중하다. 김장김치를 담아 집집마다 배달해주는 일을 빼놓을 수 없다. 주민센터는 물론 사찰이나 복지관에서 김장김치를 나누는 일은 자연스럽다. 

다만 일반 가정에서 김장을 담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김장봉사자 찾기가 어려운 요즘이다. 최근 다량의 김치를 보시한 맑고 향기롭게에도 김장김치 후원이 줄어들었다며 우리도 후원해달라는 단체들 요청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장애인 가구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복지법인 연화원 이사장 해성스님은 얼마 전 김장을 담가 연화원을 찾는 장애인 불자들에게 나눠줬다. 그러나 김장을 도와주는 손길이 예전 같지 않아 올해는 예년만큼도 나눠주지 못했다. 거동이 불편한 불자들의 경우에는 김장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김장김치 선물이 귀한 게 당연하다.

무료급식소를 통해 따끈한 밥 한 끼를 챙겨주는 것도 소외된 이웃을 챙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탑골공원을 찾는 노인들에게 1년 365일 따뜻한 밥 한 끼를 공양하며 부처님 자비정신을 전하는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를 빼놓을 수 없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국가지원이나 자녀들 돌봄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도량이다. 2016년 한 해 무료급식소를 이용한 할머니, 할아버지는 6만5000명에 달하며, 요즘도 하루에 200여 명, 한 달 평균 6000명 안팎이 이용한다. 

지난 6월 원각사 주지 소임을 맡은 지월스님은 어르신들이 훈훈한 정을 느끼며 한 끼 공양을 할 수 있게 날마다 준비하고 있다. 스님은 “더우나 추우나 1년 내내 하루에 200명이 원각사에서 공양을 하기 때문에 불자들의 봉사와 후원이 필요하다”며 불자들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

1년 365일 따뜻한 밥 한 끼를 공양하며 부처님 자비정신을 전하는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의지할 데 없는 무의탁노인이나 혼자 사는 어르신의 경우 따뜻한 보살핌이 절실하다. 한국사회보건연구원이 발간한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빈곤노인과 비빈곤노인의 자살생각 영향요인에 관한 종단연구’에 대한 논문을 보면 빈곤노인의 절박함을 이해할 수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5000여 명에게 자살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빈곤층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3배 가까이 높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의 자살생각 경험 비율(12.14%)이 비수급자(4.06%)에 비해 높고, 집을 소유하고 또 경제활동을 않는 경우에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비율이 높았다. 

박소은 성남 한솔종합복지관 팀장은 “영구임대단지 내 복지관이 위치해 있는데 세대 80%가 국가보조금을 받는 등 차상위계층이 많다”며 “특히 노인계층이 많고 독거노인도 많아 일상생활지원과 우울증 개선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한다”고 말했다. 무료급식이나 반찬나눔, 집 청소나 심리상담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사찰이나 복지관, 신행단체들이 주도하는 무료급식부터 밑반찬 나눔 등 봉사활동은 봉사자의 손길 없이는 하나 같이 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부처님께서는 <증일아함경>에서 보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문 바라문이나 여러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어주되, 밥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는 밥을 주고, 음료수가 필요한 이에게는 음료수를 주며, 의복, 음식, 평상, 침구와 질병에 필요한 약품과 집, 성 등을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주면, 이와 같이 하는 것을 든든하지 못한 재물에서 든든한 것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이웃들을 위해 작은 마음이라도 보태야 하는 계절이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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