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문화
백장암 선시 나는 누구인가
뜻으로 풀어 본 금강경 읽기

법산스님 지음/ 백산출판사 법산스님 지음/ 백산출판사, 성본스님 외 28명/ 백산출판사,

“그림자 속의 나/ 내 속의 그림자/ 나는 누구인가?// 햇빛 속의 그림자/ 잔디에 그려진 나/ 나의 실상은 무엇인가?//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날고/ 솔향기 바람 타고 오는데/ 오롯이 청산에 서있는가?// 미소 지으며 우두커니.” (법산스님의 시 ‘나는 누구인가’)

15세의 나이로 남해 화방사로 출가해 통도사 극락암 경봉스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동국대 선학과 교수로 25년 동안 봉직하며 후진양성에 앞장서왔던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스님. 그 동안 동국대 불교대학장, 정각원장은 물론 불교문화연구원장, 보조사상연구원장, 한국인도철학회장, 정토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불교학 발전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인 대표적인 불교학자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몇 해 전 고희를 맞은 법산스님이 동료학자와 제자들과 함께 70여 년의 구도행을 재조명한 저서 3권이 동시에 선보여 주목된다.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스님의 고희를 맞아 선시집 <나는 누구인가>, 경전번역서 <뜻으로 풀어 본 금강경 읽기>, 논문집 <선과 문화>을 동시에 출간했다. 사진은 법산스님이 지난 11월29일 지난 11월29일 서울 그랜드 앰버서더호텔 2층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에게 ‘동국대 경주캠퍼스 발전기금’ 2000만원을 전달한 모습.

법산스님은 지난 11월29일 서울 그랜드 앰버서더호텔 2층에서 선시집 <나는 누구인가>, 경전번역서 <뜻으로 풀어 본 금강경 읽기>, 논문집 <선과 문화>에 대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스님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13년 지리산 백장선원에서 하안거 해제를 하고 서울에 올라갔더니 동방대학원 교수 인경스님, 차차석 동방대학원 교수, 신규탁 연세대 교수 등이 이듬해 소납의 고희를 맞아 그 동안 발표한 논문을 모아 ‘기념논총’을 만들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당시 정년퇴임을 하고 ‘이뭣고’를 붙잡고 틈틈이 <금강경>을 애창하는 마당에 고희가 무슨 허공 잡는 소리냐며 거절했는데, 그 후 수년이 지나 그 동안 소중한 인연으로 모아준 옥고를 그냥 묻어둘 수 없어 필자들과 뜻을 함께해 출간하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논집만 출간하기가 부끄러워 평소 <금강경> 10만 독 발원을 하고 현재 5만 여독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침 중국의 역사철학자가 <금강경>을 유교와 도교사상에 비유해 해설한 책을 보고 신심이 나서 번역한 책을 냈다”면서 “더불어 지리산 백장암 선원에서 6년간 안거 도중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본 시에 사진을 곁들인 시집 등 세 권을 함께 펴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출판의 계기를 된 논집 <선과 문화>에는 성본스님의 ‘선 문화의 이해’를 시작으로 고영섭 동국대 교수의 ‘언어가 끝나는 자리에서 태어난 선시’, 정승석 동국대 교수의 ‘지눌의 돈오점수와 요가철학의 수행론’ 등 논문 12편과 김광식 동국대 겸임교수의 ‘큰스님론’, 황순일 동국대 교수의 ‘생명과 부주의’ 등 선 문화 단상을 포함해 29편의 글이 수록돼 있다.

함께 펴낸 스님의 첫 시집 <백장암 선시 나는 누구인가>에는 백장암 선원에서 수행정진하면서 넋두리처럼 써 내려간 시 100여 편을 만나볼 수 있다. “가을 찬바람에 날아가는 단풍잎처럼 잠깐 허공을 가르는 흉내를 낼 뿐이로다”라는 스님의 시편 속에 어느덧 고희를 넘긴 노장의 겸손함과 넉넉함이 엿보인다. 또한 <뜻으로 풀어 본 금강경 읽기>는 중국의 역사철학자 동방교 교수가 불교와 유교, 도교를 소통하는 넓은 사유의 세계를 열어 놓은 <독금강경적방법학(讀金剛經的方法學)>을 스님이 국내 불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풀어 해석한 책이다.

법산스님은 “항상 ‘바보 같이 살라’는 통도사 극락선원의 스승 경봉대종사의 경책을 거울삼아 살아가고 있는 수선행자가 또 이렇게 부끄러운 짓거리를 해서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그럼에도 오랜 시간을 보내며 깊어진 정성의 이름으로 다져진 인연이 듬뿍 담긴 옥고를 준 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법산스님은 이날 출판기념에서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에게 ‘동국대 경주캠퍼스 발전기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 또 서울대, 고려대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인재불사행보를 이어가며 행사 의미를 더했다. 앞서 스님은 2011년 동국대 선학과 교수를 정년퇴임한 직후 동국대와 김포 중앙승가대에 각각 학교 발전기금 1000만원을 보시한 바 있다. 스님은 현재 동국대 이사와 명예교수, 동방문화대학원대 석좌교수, 동산반야회 법주, 영축통림 통도사 선덕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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