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향운사에서 한국자비공덕회 회원들을 만났다. 매월 1회 남을 위해 기도하는 법회를 열어 네팔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이들이다. 자비공덕회 회원들은 네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보시하고 있다.

회원들이 보시하는 금액은 매월 1000루피, 우리 돈으로 약 1만5000원으로 하루 밥 한 끼와 커피 한 잔 가격이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1만5000원이면 네팔 어린이 1명이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 자비공덕회 회원들의 보시금은 네팔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현지 전문대학 과정을 졸업할 때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을 때까지 돕자는 취지에서다.

법회에 이어 자비공덕회 회원들과 점심공양을 함께 했다. 점심공양에는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을 맡고 있는 케이피 시토울라 씨도 동참했다. 시토울라 씨는 자비공덕회와 인연을 맺고 네팔 현지를 찾아 장학금을 지원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굴하는 일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자신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네팔 어린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시토울라 씨는 점심공양을 마치고 네팔에서 진행했던 후원 활동에 대해 회원들에게 보고했다. 장학금 지원 현황과 칠판이나 컴퓨터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대한 보고를 듣고 회원들은 자기가 낸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다음 후원에는 어느 곳을 후원해야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실 자비공덕회는 번듯한 사무실도,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들도 없다. 법회 때마다 향운사 법당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무실 임대비용이나 실무자 인건비 등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여 네팔 어린이들을 돕는데 보태겠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회원들의 보시와 봉사로 어떤 재단이나 단체보다 건강하게 운영되고 있다.

네팔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회원들의 의지도 높다. 옷깃을 세우게 하는 쌀쌀한 바람에 자칫 이웃을 위한 보시의 마음마저 얼어붙어 가는 이번 겨울, 한국자비공덕회의 보시행이 더욱 훈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불교신문3351호/2017년12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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