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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2.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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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서양인 5천명이 사찰을 찾는 이유는?

엘리트 명상

가와카미 젠류 지음·유은경 옮김/ 불광출판사

 

일본사찰에서 서양인 대상으로
10여 년째 명상 지도하는 스님

하버드, MIT, 글로벌 CEO 등
세계리더들 잠재력 끌어내 호평

“명상은 과학적인 감정 관찰훈련
신비경지 도달 아닌 생활화 목적“

일본 교토에 자리 잡은 선종 사찰인 묘신지(妙心寺) 슌코인(春光院)에는 명상을 체험하기 위해 매년 5000여 명의 서양인들이 방문한다. 주로 하버드, MIT, 와튼 스쿨 등 세계 명문대학 학생들과 글로벌 기업의 CEO 등 소위 엘리트 계층의 사람들이다.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 영역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서양 엘리트들이 무엇을 얻기 위해 일본의 구석진 사찰까지 날아와 명상을 체험할까.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선보인 <엘리트 명상>의 저자이자 슌코인에서 명상을 이끌고 있는 가와카미 젠류 스님은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새로운 가치관을 명상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서양인들이 실용주의와 근로주의가 바탕이었던 기존의 서양 가치관만으로는 세계를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 교토 선종 사찰인 묘신지 슌코인 부주지 가와카미 젠류 스님이 펴낸 <엘리트 명상>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사진은 가와카미 스님이 서양인들에게 명상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

가와카미 젠류 스님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종교학을 배우고 일본으로 돌아와 10여 년째 서양인을 대상으로 명상을 지도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명상을 체험하려고 찾아왔지만, 최근에는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관심 분야에 명상을 적용하려는 의지가 점차 강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원인을 서양의 가치관이 한계에 이른 데서 찾고 있다. 21세기를 접어들면서 실용주의가 바탕이었던 기존 서양 가치관만으로는 세계를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서절감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사건 이후, 서구 시스템의 맹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공생(共生)’이 새로운 가치로 떠올랐다. 그동안 배금주의와 이기심으로 가득 찬 비도덕적 기업들이 저지른 악행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데 대한 자성적 성찰의 결과다. 이를 간파한 서양의 엘리트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심과 상대를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성공의 열쇠’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 능력을 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명상임을 알게 됐다. 여기에는 명상을 연구하는 심리학자와 뇌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뒷받침을 하고 있다.

때문에 가와카미 스님은 명상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그 핵심은 ‘자세와 호흡’이라고 말한다. “굳이 어렵게 결가부좌를 틀고 앉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 바닥에 앉든, 의자에 앉든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다. 허리를 굽혀서는 안 된다. 새우등처럼 허리가 굽으면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리를 곧게 펴고 앉으면 그다음에는 호흡에 집중한다. 그리고 마음을 제어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이 같은 명상의 과정에 대해 스님은 ‘조신(調身, 바른 자세)’, ‘조식(調息, 호흡의 조절)’, ‘조심(調心, 마음의 제어)’의 세 단계로 설명한다. 바른 자세로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크게 완화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이를 습관화시키는 것이다. 스님은 “명상은 어떠한 신비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하는 수련이 아니다”라며 “명상의 의미는 습관화에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상이 습관이 되면 어느 때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또한 명상의 과정 가운데 하나인 호흡법을 제대로 익히게 되면 얕고 미묘한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 상태도 항상 바라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때 지켜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제3자화시켜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게 되면 마음을 제어할 수 있게 되고, 자기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면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타적 인간이 된다.

“이 메커니즘을 극대화해 이타적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명상의 목적”이라는 스님은 “서양의 엘리트들은 명상을 통해 기업과 단체, 개인과 사원들의 잠재된 공감능력과 이타심을 끌어내려 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 속에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가 여기에 있다고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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