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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2.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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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손편지] <19> 남편이 외도했어요. 이혼해야 하나요?“이혼하고 얻을 것, 잃을 것 써봐요”
“스님, 제(장준희, 35, 여) 남편이 외도를 하였습니다. 당장 이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3살배기, 5살배기 어린 아이들을 두고 차마 이혼을 할 수가 없어서 온힘을 다해 참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정엄마는 저에게 자꾸 이혼을 하라고 하시네요. 친정아버지의 외도 때문에 평생 동안 고통을 겪으셨던 엄마는 제가 엄마와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을 절대 두고 볼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제가 어린 아이들 때문에 이혼을 망설이고는 있지만, 엄마 말대로 차라리 이혼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번 배신한 남편이 두 번은 못하겠냐는 친정엄마의 말이 제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아서인지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무릎 꿇고 비는 남편의 행동이 도무지 믿음이 안갑니다. 남편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것인지, 눈앞의 힘든 상황만 모면하려는 거짓말은 아닌지, 남편의 모든 행동이 그저 가식적으로만 보입니다. 스님,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준희 씨가 만약 몸에 화살을 맞았다면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먼저일까요? 화살을 쏜 사람에게 화를 내며 책임을 묻는 것이 먼저일까요?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먼저겠지요? 준희 씨와 어린 아기들의 인생이 달린 이혼문제와 남편에게 화가 나는 마음을 하나로 연결지어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상처를 치료하지 않고 화살 쏜 사람만을 탓하려고 하면, 본인의 상처만 더욱 깊어지거나 치료시기를 놓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듯이, 남편에 대한 분한 마음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준희 씨와 어린 아기들의 몫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편에 대해 화나는 마음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상심을 되찾는 것이 순서입니다.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지, 또 남편이 얼마나 밉고 화가 나는지 그 마음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또 아이들을 위해서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준희 씨에게 안겨준 고통이 첫 번째 화살이라면, 준희 씨가 화나는 마음으로 내린 잘못된 결정 때문에 준희 씨와 어린 아기들이 고통 받게 되는 것은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거와 다름이 없습니다. 화살 하나만도 얼마나 아플진데 두 번째 화살을 스스로 맞다니요! 그만큼 신중하고 냉철해야 하는 것입니다. 

미운 남편의 아내만이 아니라, 어린 아기들의 목숨과 같은 엄마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것을 잘 알기에 참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이혼을 망설이고 주저하는 것이겠지요. 친정엄마 역시 자신의 고통보다도 자녀들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셨기에 지금껏 견디신 것이고, 준희 씨에게 이혼을 권유하시는 것조차 엄마로서 자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나 크신 까닭입니다. 

준희 씨, 이혼하고 싶은 이유와 이혼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자세히 써보십시오. 친정엄마의 생각이 아니라, 준희 씨의 북받치는 감정이 아니라, 이혼을 해서 얻게 되는 것과 잃게 되는 것, 한 번 참음으로 인해서 얻게 되는 것과 잃게 되는 것들을 소상히 쓰다보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그 경중(輕重)을 가늠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후회스럽고 고통스러운 일도 만들지 않게 됩니다. 더불어 준희 씨의 하루 일과에 대해서도 적어보십시오. 특히 남편과의 평소 대화 내용은 무엇인지, 남편과 함께 하는 일상들은 어떠한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남편 입장이라면 준희 씨를 여전히 매력적인 여자로 바라보겠는지. 

어떤 고통과 문제가 발생하는 데는 반드시 그 원인과 이유가 있습니다. 그 원인을 자기 탓으로 돌려서 한탄만 하는 것도 안 되지만, 원인을 오로지 상대방 잘못으로만 돌려서 원망을 키워서도 안 됩니다.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만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같은 고통을 두 번, 세 번 당하지 않는 지혜로운 길입니다. 부처님께서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적이 나에게 주는 피해보다, 또 원수가 나에게 주는 피해보다, 자신의 그릇된 마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훨씬 크다.”

위기에 대처하는 성숙한 마음가짐과 지혜로운 행동은 준희 씨와 어린 아기들의 행복을 지키는 파수꾼이 될 것이고, 나아가 준희 씨의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불교신문3348호/2017년11월25일자] 
 

혜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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