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월드자선은행, 명궁 데이케어센터 기공식 개최

명궁 데이케어센터 기공식 행사에서 첫삽을 뜨고 있는 모습.

연꽃은 깨끗한 물에선 피지 않는다. 더럽고 추하게 보이는 물 위에서 고귀한 자태를 맘껏 뽐낸다. 비록 물질적인 부분에서 가난해 보이는 필리핀 빈민지역에 연꽃이 피는 이치를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불교계 어린이구호단체인 사단법인 굿월드자선은행(대표 덕문스님)이다. 굿월드자선은행은 지난 22일 필리핀 제너럴트리아스시에서 ‘명궁 데이케어센터’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제 4번째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지난 2014년 필리핀 산페드로시 쓰레기 매립장 인근에서 쓰레기를 주워 살고 있는 사우스빌 마을에 ‘굿월드 스테파노 데이케어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카비테주 망가한시에 ‘지나 데이케어센터’를 잇달아 준공했다. 이어 지난 7월 다시 산페드로시에 ‘문덕 데이케어센터’를 만들며 어려운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작은 연꽃이 피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현장을 함께 했다.

제대로된 교육시설이 없는 환경에 처한 아이들은 쓰레기가 가득 쌓인 곳 옆에서 그네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명궁 데이케어센터가 완공된다면 아이들에게 커다란 희망이 될 것이다.

이번 명궁 데이케어센터가 들어서는 필리핀 카비테주 제너럴트리아스시 트로피칼 마을은 수도 마닐라에서 차로 3시간정도 걸린다. 최근 1년간 쓰레기차가 와서 마을 쓰레기를 치운 적이 없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만큼 마을 환경상태는 최악이다. 곳곳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으며 차마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악취가 풍긴다. 이곳 주민들은 일용직 노동자이거나 돼지 축산 농장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당연히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기공식장에 굿월드자선월드 대표 덕문스님(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을 비롯해 대구 흥교사 명궁스님, 김종선 굿월드자선은행 필리핀지부장, 김지수 필리핀지부 활동가, 김규환 굿월드자선은행 사무국장 등 한국에서 온 단체 관계자들이 도착하자 마을 주민들이 환한 미소로 반갑게 손을 흔든다. 명궁 데이케어센터 기공식이 열리는 이날 현지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에 나와 한국 관계자들을 기다렸다고 한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놀고 있는 지역 어린이 모습.

무엇보다 이번 기공에는 명궁스님의 후원이 큰 도움이 됐다. 명궁스님은 라오스 의료봉사를 다녀온 후 동남아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 현장을 보게 된 것이 이번 보시의 계기라고 말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나눠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린이 교육사업을 펼치는 굿월드자선은행에 명궁스님이 그동안 모은 50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명궁스님의 도움으로 희망의 첫 삽을 뜨게 된 명궁 데이케어센터는 교실 2칸, 교무실 1칸, 주방 1칸 등으로 꾸며지며 4~5세 어린이 120여 명이 교육을 받을 전망이다. 오는 2018년에 건립이 완료된다면 명궁스님의 바람대로 한 나라의 꿈과 희망인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축사를 하고 있는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덕문스님(사진 오른쪽)과 이번 명궁 데이케어센터에 큰 후원을 해준 명궁스님(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모습.

덕문스님은 기공식에서 축사를 통해 “미래의 재산인 어린이들을 소중하게 잘 키워내는 일은 국가와 민족의 차이를 떠나 인류가 수행해야 할 공통의 의무이고 사명”이라며 “당국의 행정적 협조와 지역 주민들의 성원 속에 명궁 데어케어센터의 공사가 잘 마무리 돼 지역의 소중한 교육시설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기공식에 참석한 필리핀 정부의 사회복지개발부(DSWD) 관계자 포트리 씨도 “이렇게 후원 해주는 한국단체로 인해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을 주민들도 한껏 들뜬 표정으로 기공식 자리를 함께했다. 마을 주민인 리터(70) 씨는 “이 마을은 필리핀 정부에서도 도움을 주지 않는 척박하고 어려운 장소”라면서 “이렇게 한국에서 데이케어센터까지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마을 주민 조웰(40) 씨 역시 “명궁 데이케어센터가 완공된다면 우리 마을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들과 커팅식을 하고 있는 덕문스님(사진 오른쪽), 명궁스님(사진 가운데) 모습.

굿월드자선은행은 명궁 데이케어센터가 무사히 완성될 수 있도록 진력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개발구호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주민들의 자활능력 향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김규환 굿월드자선은행 사무국장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 이곳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라면서 “타인의 도움 없이도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게 미싱기술, 컴퓨터 능력 등 직업교육학교 건립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로피칼 마을 주민들의 모습. 금세 무너질 것만 같은 집에서 살고 있지만 웃음만은 잊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띈다.
변변한 교육시설 없이 길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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