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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죽음 맞이한 이들 극락왕생하길”
  • 파주=홍다영 기자 사진=신재호 기자
  • 승인 2017.11.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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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사회노동위 ‘무연고 사망자 극락왕생 발원기도’
총무원장 스님도 현장 방문…사회노동위 스님들·현장 활동가 격려

“평생 외롭게 살다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 혼자일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외로운 죽음에 가슴 아픔을 느낍니다. 우리 사회 약자 무연고 사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 용미리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 제1묘지 100구역 추모의 집 앞.

인적이 드문 조용한 마을에 스님들의 염불소리가 차가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애잔하면서도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사회적 고립과 무관심 속에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무연고 사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 의식을 가진 것이다. 사회노동위원회 스님과 실무자 등은 부처님 전에 떡과 과일 등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차려놓고 약 두 시간에 걸쳐 의식을 진행했다. 천도재에는 장례 지원 단체인 ‘나눔과 나눔’, 노숙인들의 인권향상을 위해 설립된 시민단체 ‘ 홈리스행동’ 등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조계종 사회노동위가 무연고 사망자들의 극락왕생 발원 기도를 진행한 것은 빈곤·고독사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국민소득 2만7천불(2016년 4월 기준)의 경제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회적 약자들은 무연고자로 기초수급생활과 독거를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소외된 생계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쓸쓸하게 고독사를 맞이하고 있다. 연고가 있음에도 불고하고 경제적 문제로 홀로 고독사를 맞는 안타까운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회노동위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시신인수포기자 포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066명에서 2016년 146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독거 기초수급자 사망현황’에는 연간 2만 명이 넘는 독거 기초수급자의 사망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생을 마감해서도 제대로 된 위로를 받지 못한다. 서울시의 경우 화장한 유골을 이곳 추모의 집에 10년간 봉안한 후, 시립공동묘지에 합동매장하고 있다. 사후에도 무연고의 소외가 계속되는 것이다.

이에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의식을 갖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도록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천도재가 진행되는 동안 총무원장 설정스님도 현장을 방문해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축원 기도를 진행하고 사회노동위 스님들을 격려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추모의 집 내부에 안치된 3000여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기도를 직접 올려 눈길을 끌었다. 또 천도재에 함께한 나눔과 나눔, 홈리스행동에 소정의 격려금도 지원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무연고 영가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스님들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이들을 위해 축원하는 것은 과거의 미망에서 깨어나 영원한 열반의 세계로 떠나라고 하는 간절한 기도인 것”이라고 법문했다. 이어 “연고가 있건 없건 모든 생명은 편안해야 한다. 모든 생명은 나와 관계가 있다고 하는 둘이 아니라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다”며 “기도 공덕이 큰 복덕이 되어 미래에 좋은 결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식에 함께한 참가자들도 스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IMF 위기를 겪고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홀로 지낸다는 69세의 한 할아버지는 “이곳에 와서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종교 단체가 아니면 (무연고 사망자들이) 위로받을 길이 없다”며 대대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무연고 사망자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문제”라며 “가난하게 산 사람이 가난하게 죽는 것이 무연고다. 근본적으로 빈곤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도록 사회복지와 주거대책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욱 나눔과 나눔 사무국장도 “무연고 사망자는 대부분 가족이 있지만 가족들의 배웅조차 받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고 있다”며 “오늘 같은 뜻깊은 의식을 계기로 존엄한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큰 울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주=홍다영 기자 사진=신재호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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