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위험경감사업의 일환으로 태풍 대비방법을 역할극으로 표현하는 미얀마 양곤의 학생들.

밍글라바(안녕하세요). 미얀마에서 재난위험경감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지난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등 외부평가단과 함께 사업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현장평가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방문은 많은 긴장감을 안겨주는 한편, 외부에서 바라보는 우리 사업의 성과와 개선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밤새 내린 비로 인해 양곤 시내는 종아리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비가 그쳐 현장평가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조그마한 배를 타고 세 시간 반을 내리 달려 대피소를 건축하고 있는 첫 번째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재단은 홍수가 많이 발생하는 미얀마의 환경을 고려해 평상시에는 학교로 사용하고 재난 발생 시 대피소로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건물을 건축하고 있습니다. 재난 예방을 위한 대피소는 내부에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건물을 높이고, 시멘트로 견고하게 설계해 주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재난 발생 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쉼터가 될 것입니다.

이어 우리는 평가단과 함께 지난해 완공한 첫 번째 대피소가 있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올해 4월 태풍이 발생했을 때 그 역할을 톡톡히 한 이 대피소는 현재 학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주민과 부상자,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그리고 대피를 알리는 역할까지 지난해 미리 배운 태풍 대비 방법을 세분화해 역할극으로 표현했습니다. 재난위험경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힘입어 마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다음날에는 재단에서 재난 대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마을 세 곳을 방문했습니다. 재난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이동입니다. 어떤 한 마을은 비가 내리면 진흙으로 인해 이동이 불편하다며 자체적으로 도로정비 의지를 보였습니다. 마을 주민 스스로 재난대응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모습에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이번 평가를 진행하며 다시 한 번 ‘지역조사-기획-실행 및 모니터링-평가-숙고-종료’ 단계로 이어지는 사업의 수행과정을 되짚어 봤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더욱 강화시키고, 아쉬웠던 부분은 추후 반복하지 않도록 정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현장 평가를 마무리 했습니다.

[불교신문3346호/2017년11월22일자] 

주세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국제사업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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