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고통은 한 맛의 마음에 부드러워지고 바뀌어 자비가 생기나니, 
자비심 있다는 것은 보리(菩提)의 열매가 손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世間苦一味心柔軟者易生悲心 有悲心者菩提之果便在掌中). 
- <대장부론> 애비품 중에서

두 도인이 한 산에 살았다. 스승으로부터 돌을 가마솥에 넣고 100일을 삶아 돌이 무르도록 익으면 도가 통한다는 유언을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삶아도 가마솥에 돌멩이는 물러질 기미가 없었다. 그래도 스승의 유언인지라 그만두지 못하고 불이 꺼질 새라 나무를 해다 불을 땠다. 100일이 다 되어갈 때 한 도인은 다른 도인이 나무를 하러간 사이 자신의 나무를 옆 가마솥 불에 넣기로 했다. 나는 도를 이루지 못해도 상대방은 도를 이루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옆 도인을 위해 다시 나무를 하러 갔다. 땔감을 구하러 갔던 다른 도인도 옆 도인의 가마솥에 불이 꺼져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가마솥에서 불을 한 가득 빼다가 넣고 다시 나무를 하러 나갔다. 이렇게 서로의 가마솥에 불을 번갈아 넣기를 밤새 반복하다 보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같은 한 마음에서 비롯된 득도였다.  

[불교신문3346호/2017년11월22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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